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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분식 데이

by 취사병세끼

오늘은 군대 생활 중에서도 손꼽히는 특별한 날이었다. 평소와는 다른 메뉴가 준비된 '분식 데이'. 떡볶이, 어묵탕, 순대. 단어만 들어도 설레는 한국인의 소울푸드가 한데 모였다. 장병들에게 익숙한 PX 음식이나 급식과는 달리, 분식 메뉴는 평소에 접하기 힘들어 더욱 기대를 모았다.

주방은 바쁘게 돌아갔다. 떡볶이를 위해 떡을 물에 담가 불리고, 매콤달콤한 양념장을 준비했다. 어묵탕은 맑은 국물에 깊은 감칠맛을 내기 위해 육수를 우려내고, 어묵을 먹기 좋게 꼬치에 꿰었다. 순대는 깔끔하게 삶아 적당한 크기로 썰어내고, 곁들일 소금과 초장을 준비했다.

특히 떡볶이는 오늘의 하이라이트였다. 고추장과 고춧가루, 설탕, 간장으로 만든 양념장을 바글바글 끓이며 떡과 어묵을 넣고 졸이자, 매콤한 향이 주방을 가득 채웠다. 장병들이 지나가며 “냄새만으로도 배부르다”며 농담을 던졌다.

저녁 시간이 되자 식당은 어느 때보다 활기찼다. 한 접시 가득 담긴 떡볶이와 따끈따끈한 어묵탕, 그리고 순대가 장병들 앞에 놓였다. 떡볶이는 쫄깃한 떡과 어묵이 매콤달콤한 양념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고, 어묵탕은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맛으로 입맛을 돋웠다. 순대는 부드러운 식감과 초장의 새콤함이 어우러져 완벽했다.

“이게 진짜 군대 음식인가요?”
“떡볶이 양념이 분식집 저리가라네요!”
장병들의 칭찬은 끊이지 않았다. 몇몇은 소스를 더 달라며 주방으로 향하기도 했다.

'분식 데이'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날 이상이었다. 익숙한 군대 식사에서 벗어나, 추억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날이었다. 누군가는 학교 앞 분식집에서 친구들과 먹던 시절을 떠올렸고, 누군가는 가족과 함께했던 순간을 기억했다.
특별한 메뉴는 장병들에게 단순한 끼니가 아니라, 마음의 위로와 즐거움을 전해주었다.

이렇게 하루가 마무리되었다. 주방은 다시 평소의 고요함을 되찾았지만, 오늘 하루의 특별한 추억은 장병들뿐 아니라 취사병들에게도 깊게 남았다. 때로는 맛있는 음식 한 그릇이 군 생활 속 큰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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