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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PX 요리경연대회

by 취사병세끼

PX(군대 매점)에서 판매하는 재료들로 요리를 한다? 군 생활 속에서는 꽤 독특한 아이디어였다. 평소 대화를 많이 나누던 간부님과 가볍게 얘기를 나누다 진지하게 발전된 기획. 그래서 시작된 PX 요리 경연 대회. 평소와는 조금 다른 날, 군인들의 창의력과 요리 실력이 한데 모였다. 참가자들은 한정된 재료와 시간 속에서 자신만의 요리를 만들어내야 했고, 취사병이자 심사위원으로서 나는 이 특별한 대회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

총 7팀이 참가하였으며 참가자들은 PX에서 구매한 재료들을 활용해 정말 다양한 요리를 선보였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요리의 독창성이었다. 예를 들어, 불닭, 파스타와 마늘바게트를 활용한 '맵닭마파', 초콜릿과 과일로 완성된 디저트 '초코파인', 고구마와 티라미수의 조화를 보여준 '고•티' 같은 요리들이 그랬다. 단순히 맛뿐 아니라 비주얼과 창의성까지 신경 쓴 요리들이라 감탄을 자아냈다.

심사는 쉽지 않았다. 참가자들의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졌고, 한입 한입마다 고민이 담긴 맛이 전해졌다. 심사 기준은 세 가지였다: 맛, 비주얼, 창의성. 각 요리가 가진 개성을 공정하게 평가하려 노력했다. 한정된 재료 속에서도 각자만의 아이디어를 살려 창작한 모습이 놀라웠다.

경연의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매운맛과 부드러운 파스타가 조화를 이룬 '맵닭마파'가 총점 24점으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이어서 '고•티'와 '핫•스파 치킨'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하며 선전했다. 비록 순위권에 들지 못한 요리들도 모두 특별했다. 특히, 각 참가자들이 보여준 열정과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특별상은 내가 직접 선정하여 수상하였으며, 조리 내내 일관성있게 진행하고 맛과 비주얼이 가장 훌륭했던 1위 요리를 만든 참가자에게 돌아갔다. 단순히 점수가 높은 것 이상으로, 위생, 침착성 등에서도 돋보였기 때문이다. 맛과 창작의 균형을 잘 맞춘 이 요리는 특별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했다.

이날은 단순히 요리 대회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군대라는 제한된 환경 속에서도 창의성과 도전정신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 대회의 진정한 의의였다. 심사위원으로서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느낀 점은 하나였다. 좋은 요리는 재료의 한계를 넘어서, 만드는 사람의 마음과 열정을 담아내는 것이다.

이날의 요리 경연은 맛있는 한 끼 이상의 추억으로 남았다. 평범한 하루를 특별하게 만든 이 대회는 참가자와 심사위원 모두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경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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