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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로하리 Jul 18. 2019

제3일 ② : 왕가레이(Whangarei)로 향하다

옷을 갈아입힌 후 오늘의 목적지인 왕가레이(Whangarei)로 향했다. 

왕가레이는 오레와에서 130km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가까운 도시이다. 

이렇게 짧은 거리만 이동하기로 한 것은 왕가레이가 베이 오브 아일랜드(Bay of Island)로 가기 전에 가장 큰 도시이기도 했고, 우리가 며칠 간 여행할 극북 지역(Far North)의 관문이 되는 도시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왕가레이에서 극북 지역의 어느 지점들을 여행할 것인지 상세한 계획도 세우고, 아직 익숙해지지 않은 캠퍼밴 여행에 익숙해질 필요도 있었기 때문에 오늘은 조금만 이동하기로 한 것이다.

GPS로 무료도로를 검색해서 가다 보니 왕가레이로 가는 길은 완전히 해안가를 도는 길이었고 거리도 150km가 조금 넘었다. 

직선거리로만 보면 시속 100km로 1시간 남짓이면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해안가를 도는 길이라 거의 2시간이 걸려 왕가레이의 Top10 홀리데이파크에 도착했다. 

우리가 Top10을 찾아다니는 이유는 여행이 겨우 이틀째라 어떤 종류의 홀리데이파크가 있는지 잘 몰라서이기도 하고, 어린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가 있어서 어린이가 있는 가족 단위의 여행객들이 머무르기에 적당하기 때문이었다. 

오후 3시경이 되어서야 도착한 왕가레이 Top10 홀리데이파크는 새해 첫날인데다가 휴일이어서 그런지 한산한 느낌이었다. 

하긴, 왕가레이까지 오는 도로와 시내 거리도 한산했다. 

게다가 일찍 도착해서인지 홀리데이파크의 파워 사이트도 여유가 있었다. 

차를 세우고 아이들을 내리게 했더니 두 아들 모두 우리가 어렸을 때 ‘덤블링’이라고 부르던 트램펄린(Trampoline)으로 달려갔다. 

큰아이는 잽싸게, 작은아이는 간신히 트램펄린 위로 올라가서 바로 뛰기 시작했다. 

깔깔거리며 뛰는 아이들을 보며 역시 아이들은 달리는 자동차에 있는 것보다는 이런 데서 노는 것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다.


파워사이트에 주차한 모습. 오른쪽의 노란선이 전기선이다.


아침을 늦게 먹었고 이동하느라 아직 먹지 못한 점심을 달걀 샌드위치로 간단히 해결했다. 

아내는 가스비를 아끼기 위해 공용 부엌에 가서 음식을 준비했다. 

그 사이에 나는 아이들을 지켜보며 차 안을 정리하고 홀리데이파크를 둘러봤다. 

왕가레이 홀리데이파크는 크기가 크지 않아 아담하면서 깔끔하고 예뻤다. 

우리 차 옆의 푸른 잔디 위에 놓여 있는 나무 탁자(Picnic table)는 여유롭고 평화로운 마음을 북돋았다. 

트램펄린에서 놀던 아이들을 불러서 샌드위치를 먹었다. 

아이들은 샌드위치를 먹자마자 또 트램펄린으로 가서 논다. 

그 사이 아내는 일단 밀린 빨래와 젖은 옷들을 빨았다. 

세탁을 다 한 후 건조기를 작동시키지 못해 사무실에 찾아가 물어보는 해프닝도 있었고, 건조기를 한 번만 돌려서 약간 덜 마른 상태의 빨래를 차 안에 치렁치렁 걸어야 했지만 아내는 그래도 빨래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홀리데이 파크 안의 세탁실
찬물로만 세탁을 하면 20분에 3NZD였다.
따뜻한 물로 세탁을 하려면 20분에 4NZD였다.
미자막으로 건조를 하려면 40분에 4NZD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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