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중한 야성 본능
“바다야! 빨리 옷 입어~!”
“싫어! 옷 벗고 해먹 타고
배 두드리면서 놀고 싶어~!”
바다는 옷을 한 번 벗으면 잘 안 입는다.
추워서 코가 막히고 기침이 나오는데도
꺄르르르 웃으면서 해먹을 타고
배를 두드리고 춤을 추면서 논다.
바다의 그 웃음소리와 움직임과
작은 알몸이 너무 예뻐서
감기 걱정을 하면서도 서둘러 옷을 못 입힌다.
제주에 살면서 매일 만나는
생생하게 살아있는 자연이
아이의 야성 본능을
싱싱하게 살려주고 있는 것일까?
얼마 전에 부산 할머니 집에 갔을 때
가자마자 제주도 집이 그립다고 하길래
이유를 물으니
“그냥, 느낌이 좋아. 꽃 같은 것도 많고.”
라고 했다.
집에서 복닥거리며 싸우고 울고
소리치는 시간이 더 많은 일상이지만
고개를 돌리면 보이고 집을 나서면 만질 수 있는
제주의 땅과 돌과 풀과 꽃과 나무와
바람과 햇빛과 공기에서
아이들은 좋은 느낌과 기운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다.
오늘 오후에도 밥을 먹다가 문득
베란다 밖 풍경이 눈에 들어와서
모기장까지 다 열어젖히고 차디찬 바람을 맞으며
춤추는 나무와 파도치는 바다와
스르륵 흘러가는 구름들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와~! 예쁘다~! 고마워~!” 하고 아이들과 소리쳤다.
그 시간이 얼마나 빛나던지!
자연과 아이들.
아니, 어른도 포함해서 자연과 사람은
떨어지면 안 되는 관계다.
깊이 연결되어 있을수록 사람은 본성을 잃지 않고
원래의 자기 모습대로 살 수 있는 것 같다.
제주에 살고 있어서 정말 고맙다.
너무나 춥지만 추위에 굴하지 않고
야성 본능을 쫓아가야겠다.
자연은 언제나 옳다!
오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