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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록 May 13. 2022

2. 성장 일기를 쓰는 엄마가 좋구나



1) 아이에 대한 사랑이 더 커진다.


나는 성장 일기를 써서 가장 좋은 점이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성장 일기를 기록하는 동안 마음 저 밑바닥에서 불쑥 치솟아 오르는 강력한 사랑 또는 따뜻하고 몽글몽글한 사랑을 느끼게 되는 것. 사실 이거 하나면 끝이다. 사랑이 모든 일을 한다.      



2) 육아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대표적으로 사랑이 하는 일이 바로 이것이다.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덜 힘들어지는 것. 아이의 눈빛이 사랑스럽게 느껴지고 아이의 웃음이 고맙고 아이가 오물오물 음식을 먹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대견해서 자꾸 쳐다보게 된다. 그런 일상 가운데 밤에 일기에 쓰고 그릴 이야기를 딱 만나는 날에는 신이 나서 힘이 솟기도 한다. ‘이따가 이거 그려야지~ 이거 써야지~’하는 생각이 으쌰 으쌰 힘을 내게 한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저학년생인 요즘은 재미보다 성찰 위주로 글을 많이 쓰게 되는데 최근에는 아이가 자꾸 짜증을 내고 화를 내는 이유를 일기를 쓰면서 찾았고 내가 쉽게 지치는 이유도 일기를 쓰면서 찾았다. 이해를 하니까 걱정이 줄어들고 힘든 감정이 많이 줄어들었다.     

 


3) 아이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어 양육 방향을 잘 잡을 수 있다.


성장 일기를 기록하고 있으면 무심코 지나쳤던 아이의 한 마디, 아이의 눈빛, 아이의 행동이 다시 떠오른다.

‘그래서 그랬구나.’

‘그때 내가 적절히 도와줬으면 좋았겠구나.’

‘지금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이거구나.’

조용히 아이에 대한 생각을 하며 기록을 하는 동안 아이를 이해하는 관점이 열리고 그래서 아이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내가 도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4) 나의 삶과 아이, 일상에 대한 고마움이 커진다.


성장 일기를 쓰다 보면 감사할 일이 참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이가 밥을 잘 먹어서 고맙고, 아팠다가 잘 회복해주어서 고맙고, 언니와 동생이 즐겁게 잘 놀아주어서 고맙고, 내가 아이들을 돌봐줄 수 있어서 고맙고, 맛있는 음식을 해줄 수 있어서 고맙고, 우리 가족이 함께여서 고맙고, 그냥 다 고맙다. 별 것 아닌 것들이 참 애틋하게 고마워진다.   



5) 엄마로서의 나의 삶이 행복해진다.


사랑하고 고맙고 소중한 마음 덕분에 엄마가 행복해진다. 내가 엄마인 것이 좋아진다. 이렇게 아이들과 가까이 있어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글로 쓰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이 고맙고, 진짜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거나 그렸을 때는 무한한 영광으로까지 느껴진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지겹고 힘든 육아의 시간이 아니라 매일매일 새롭고 기대되는, 힘들어도 버틸만한 육아의 시간이 된다.

‘오늘은 또 무슨 일이 생길까? 아이가 무슨 말을 할까? 우리가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이렇게 일상을 호기심 있게 보는 관점이 생긴다.      


기록을 즐겁게 하다 보면 이런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이렇게 귀한 이야기를 기록하는 사람인 나는 얼마나 대단한가!’

‘내가 없으면 이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그냥 사라지는 거잖아!’

하는 생각에 나의 삶이 아주 자부심 있게 느껴지는 경험. 진짜 기분 좋은 경험이다.       


육아는 힘들다. 일단 몸이 힘들고 내가 생각하지 못한 일이 생기거나 아이가 아프면 마음이 힘들다. 고민이 깊어져 머리가 힘들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엄마에게는 그 힘든 것들 밑에 있는 사랑, 고마움, 소중함, 자부심을 기억해내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좋은 것들을 끌어올려 내 행복의 에너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나에게는 그 시간이 성장 일기를 쓰는 시간이다.      


<바다의 성장일기 1권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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