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페드로 Aug 20. 2017

프롤로그

내게 여행이란? 지친 일상의 줄바꿈

여행은 내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느끼게 해주는 삶의 활력소이다. 또한 나에게 영감을 불어 넣어주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불쑥 꺼내놓는 재주를 가진 친구이다. 그런데  친구를 만날려면 돈도 필요하고 시간도 여유있어야 한다. 


물론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여행하는 것은 성인이   후에 유적지나 휴양소를 찾아가서 지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새로운 에네르기를 불어넣기 위한 일종의 줄바꿈인것 수도 있다. 각자에게 여행은 소중한 추억과 영감과 새로운 세계로 안내자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학교 시절  흔한 방학을 이용한 단기 배낭여행 한번 해보지 않았던 나도 친구들이 간다는 해외어학연수  가보고 싶었다. 그래서 부모님을 졸랐으나 뜻대로 이루어지지 았다. 이때부터가 아마 내게 있어서 여행을 가기 위한 작은 준비를 하는 계기가 되었던  같다. 근처 어학원에 저녁마다 출근도장을 찍었다. 처음  곳은 선생님이 호주인이라서 sunday  썬다이로 발음하는 바람에 태양이 어떻게 죽지라며 혼자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못 알아듣는 경우도 있었다. 시간대가 저녁이라서 그런지 홀로 한국에  선생님은 자주 학원생들인 우리와 함께 대기층에 위치한 바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안주도  시키고 맥주만 시켜서 근처 호프집에서 수업을 하기도 하였다. 다른 학원에서 외국인 선생님과 함께 어울리면서 치맥도  노래방도 가고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다.




그렇게 1년 반 이상을 학원에서 영어회화를 배우고 나니 취미로 했던 회화실력도 아주 조금 나아진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아주 기초적인 회화 실력을 가지고 있는 내게도 결국 기회가 왔다.  대학원 때 교수님과 함께 미국의 시카고를 가게 된 것이다. 박람회에서 우리가 연구하던 제품을 전시하고 또 가이드도 없이 쇼 부스룸을 직접 챙기고 설명도 영어로 했던 그때의 그 추억. 이것이 나에게는 첫 해외 여행 경험이었다. 시카고를 떠나 스탠포드 대학을 들러 그 넓은 교정을 보니 이런 세상도 있구나 하며 깜짝 놀랐던 충격이 아직까지 뇌리에 박혀있다.


만약 내가 좀 더 일찍 스탠포드 대학 교정을 와 보았더라면 꿈을 키워 고등학생 때 열심히 공부했을것을 왜 이제서야 보고 아쉬워하는 지 여행이라는 친구가 깨닫게 해준것이다.


먼 훗날 이곳을 어떻게든 다시 와보리라는 다짐을 하면서 그렇게 첫 해외여행지 미국을 밟아보았던 것이다. 처음 여행을 자유여행으로 해서 그런지 가이드가 없어도 마음대로 여행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이 인상에 많이 남는다. 교수님이 렌트하셔서 직접 운전하시고 너무 피곤하셔서 국제면허증 없는 내게도 운전대를 맡기셨는 데 막상 해보니 별것 아니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이때부터 솟아난 것은 아주 좋은 여행의 결과물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결혼을 하게 되었으나 신혼여행으로 낙점한 해외여행은 부모님의 반대로 못가게 되고 대신 제주여행을 선택하게 된다. 이유인 즉 말라리아가 위험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물론 반대를 무릅쓰고 갈 수도 있었지만 제주여행도 나름 괜찮을 것이라 생각해서 가보았는 데 결국 2일을 연장해서 비행기티켓과 호텔예약을 하였다. 그만큼 여행은 우리에게 정말 신선한 청량음료와도 같은 것이었다.


 결혼을 남들보다 일찍해서인지 우리는 아기를 갖는 것을 1년후로 미루었고 이 1년이라는 기간 동안 정말 여행에 미친 사람처럼 대한민국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닌 것 같다. 일요일 밤이면 항상 마주하는 것은 앞에 쭈욱 늘어선 차량행렬이었고 창문너머로 들리는 것은 이 망할놈의 도로는 언제 넓힐 지 탓하는 옆차의 어느 아저씨 울부짖는 목소리였다. 그 와중에 피할 수 없는 고통은 즐겨라 라는 교훈삼아 단체로 노래를 부르면서 무료한 가다서다를 자기방식대로 슬기롭고 재미있게 헤쳐나가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주말 저녁의 전쟁같은 귀경길의 막힘에도 불구하고 여행에서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나고 추억을 만들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면서 인생을 배운 것은 내게는 큰 행운이었음을 부인하지 않겠다.   


결혼 1년 후 나는 사랑하는 나의 와이프와 함께 호주를 떠났다. 미국을 갔을 때도 렌트카를 빌렸으니 호주에서도 빌려야겠다 맘을 먹고 유명한 허츠렌트카에 예약을 하니 불행히도 자동기어가 없다는 것이었다. 가뜩이나 오른쪽 운전대라서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은 데 거기다 기어까지 바꾸는 것은 사고 위험을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생각을 했는 데 다행이 현지 시드니공항의 직원은 자동기어 차를 우리에게 빌려주는 커다란 기쁨을 선사했다. 우리는 간단한 수속을 마치고 쉐보레 승용세단을 몰고 유유히 시드니 공항을 빠져나와 우리의 목적지인 시내에 위치한 아빌리온 호텔을 찾아가야만 했다. 그런데 오른쪽 운전대라서 어디서 좌회전을 할지 감이 오지 않아서 일단 직진하기로 하고 무작정 달렸더니 울릉공까지  가버린 것이다. 도로 양 옆으로는 산불로 활활 타고 있어서 차 세우는 것도 쉽지 않았는 데  천만다행으로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턴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To be continue...episode No.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