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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말이 사람을 머물게합니다

by 아론의책

중학교 2학년 시절, 스타크래프트가 한창 유행이었습니다. 저는 친구들과 함께 PC방에 가서 게임을 하는 시간이 가장 즐거웠습니다.


게임을 하는 그 순간만큼은 지구를 떠나 다른 세계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시간을 지배하는 ‘크로노스’를 넘어 ‘카이로스’의 세계에 들어간 듯했죠. 마치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그 세계도 함께하는 친구들이 있었기에 재미있었습니다. 혼자 하는 스타크래프트는 재미가 없었으니까요.


제가 처음 찾은 PC방은 집에서 가까운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야, 너희 시끄럽게 하면
다음부터 못 오게 할 거야!"


게임을 하며 친구와 이야기하던 중 주인아저씨가 고함을 치며 화를 내셨습니다. 억울했습니다.


"나만 말한것도 아닌데..."


그날 이후, 그곳을 지나칠 때면 불편한 감정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조금 멀더라도 다른 PC방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곳에는 친절한 누나가 있었습니다.


"어서 와, 처음 왔니?"


밝은 목소리로 저희를 맞이해 주었죠. 가끔 저와 친구의 목소리가 커지면, 화를 내는 대신 시원한 음료 한 잔을 건네며 부드럽게 말하였습니다.


"이거 마시면서 해.
목소리는 조금만 낮춰주면 좋겠어."


그 한마디에 마음이 차분해졌고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동네 근처 PC방 아저씨와 정말 많이 달랐습니다. 그래서 거리는 멀었지만 친절한 누나가 있는 PC방을 찾아갔습니다.


그곳에 가면 다정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으니까요. 게임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이라는 걸 그 때 처음 알았습니다.


지금 저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말을 조심합니다. 다정하게 말하려 합니다.

저도 학생일 때 어른에게 느꼈던 감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혼낼 일이 있어도 크게 화내기보다는 차분히 타이르려 합니다.


말의 온도가 사람의 마음에 미치는 영향을 몸소 느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따뜻함이 있는 곳에 머무르고 싶어 합니다.


사랑과 친절이 느껴지는 장소에 오래 있고 싶어지죠.

그리고 그 따뜻함은 우리가 주고받는 말에서 시작됩니다.


말은 단지 머릿속에 남는 것이 아니라, 마음 깊이 새겨집니다.

제가 아직도 그 시절을 선명히 기억하는 것처럼요.


그래서 저는 오늘도 말합니다.

좋은 말,
따뜻한 말,
존중의 말.

그런 말을 나 자신에게 먼저 합니다.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에게 전합니다.


좋은 말을 하는 사람 곁에는 좋은 기운이 흐르고 그 자리는 밝은 에너지로 변합니다.


인간의 본질인 영혼은 사랑을 갈망합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랑이 있는 곳에 머물고 싶어 합니다.


"그렇다면 사랑은 거창한 것일까요?"


아니요. 사랑은 작은 배려에서 시작됩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경청하는 것.

그런 작은 배려가 사랑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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