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은 사람

by 아론의책

가이드 시절 바르셀로나에 온 손님들이 제게 가끔 물어보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가이드님, 혹시 진상손님도 있나요?"


손님의 말을 듣고 미간을 좁히며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자 문득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정도 컨디션은 당연한 거 아닌가요?"


만나고 싶지 않던 손님이 자주 하던 말이었습니다. 그는 맛있는 걸 먹어도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아름다운 것을 보아도 시시한 반응을 보였죠. 그와 함께 보낸 시간은 유난히도 시간이 잘 가지 않았습니다.


하루가 정말 길게 느껴졌던 투어였죠. 힘든 투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순간 그가 저를 불렀습니다.


"가이드님 이 정도 팁 챙겨주는 분은 많이 없죠?"


마지막까지 그는 생색을 내며 제게 팁을 주었죠. 저는 정말 받고 싶지 않아 괜찮다고 사양했지만, 그는 제가 예의상 하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주머니에 넣어주었습니다.


그가 넣어준 구겨진 지폐만큼이나, 제 마음도 구겨진 것만 같았습니다. 그분이 저에게 준 팁에 10배 이상을 주셨던 분들도 생색을 내지 않았다는 걸 생각하며 허탈한 웃음이 나왔습니다.



반대로, 좋은 손님도 있었습니다.


"와, 여기는 도시 전체가 예술이네요. 정말 살고 싶은 멋진 도시입니다."


만나고 싶은 손님들이 보이는 반응입니다.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감탄하는 분들이죠. 그들과 함께 있으면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됩니다. 익숙한 것들, 사소한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지 깨닫게 되었죠.


제가 살았던 바르셀로나가 얼마나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곳인지 다시 보이게 됩니다. 그분들과 함께하며 알게 되었죠. '여행을 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와 함께 여행을 하는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스페인에서 5년 동안 30,000명을 만났습니다. 그 시간들을 통해 사람을 보는 눈이 생겼습니다.


만나기 싫은 사람은 불평을 합니다. 가진 것에 감사하기보다 가지지 못한 것에 열등감을 느끼고 비교를 하죠. 반대로, 만나고 싶은 사람은 가진 것에 감사합니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존중합니다.


감사하는 사람, 감동하는 사람, 감탄하는 사람, 좋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입니다. 그들은 작은 것에서도 배우고 성장하는 것을 즐거워합니다. 감사가 삶에 배어 있어서 옆에 있는 사람마저 감사하는 사람으로 물들입니다.



스페인에서 30,000명을 만나 배운 것은 감사였습니다. 자주 감사하고 감동하는 손님들을 만나며 저도 감사하는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비교와 열등감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행복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 글을 쓰면서 제가 만났던 좋은 손님들이 떠오릅니다. 다시 그분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도 누군가에게 만나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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