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 살며 배운 것들

by 아론의책

30대의 많은 날들을 스페인에서 보냈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 3년 6개월, 마드리드에서 1년 6개월을 살았죠.


그 시간들을 통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중 기억에 남는 3가지가 있습니다.


1. Hola.

스페인에서 가장 신기하고 좋았던 것은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인사하는 문화였습니다. 'Hola'는 우리말의 안녕과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있죠. 스페인어는 우리나라 말처럼 존댓말로 말해야 하는 문화가 아니기에 모든 사람에게 Hola라고 인사를 할 수 있습니다.


편의점을 가다가 마주친 할아버지에게 Hola.

옆집 아무 머니에게 Hola.

바리스타에게 Hola.


어디를 가든, 누구를 만나든 아무 문제가 없죠. 스페인어를 잘하지 못했을 때도 당당하게 Hola라고 말하면 사람들이 좋아하고 서비스까지 주셨죠. 한국이나 스페인이나 똑같습니다. 인사 잘하는 사람은 어딜 가든 사랑받죠.


무엇보다 인사를 한 제가 가장 행복했습니다. 한마디 말에 스페인 사람들과 함께 미소 지을 수 있으니까요. 웃으며 인사하는 문화가 스페인에서의 삶을 즐겁게 하였습니다.



2.Gracias.

스페인에서 Hola 보다 더 많이 사용하는 표현이 있는데요, 그 말은 Gracias입니다. 이 말은 '감사합니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 살 때, Bar에 가서 아침을 먹었습니다. Bar에 이미지가 한국에서는 술을 먹는 장소로 생각되지만, 스페인에서는 간단한 식사도 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특히, 출근 전 식사를 하는 현지인들의 모습을 통해 스페인 사람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곳입니다. 세르반테스 역시도 Bar에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돈키호테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스페인 사람들이 사랑하고 자주 찾는 장소이죠.


Bar는 단순히 술을 먹고, 밥을 먹는 장소가 아니라, 수다를 좋아하는 스페인 사람들을 볼 수 있는 장소입니다. 다양한 대화를 통해 삶의 애환을 풀어갔던 스페인 문화가 Bar속에 담겨있는 거죠. 조선시대에 주막과 같은 곳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항상 바리스타를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자리에 앉아 크로와상과 카페라테를 먹었습니다. 가이드로서 손님을 만나기 전 든든히 배를 채우어야 투어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바리스타를 보면서 오늘 투어를 임하는 저의 자세를 바로 잡곤 했습니다.


새벽부터 커피를 만들고, 빵을 구워주는 그의 모습이 저를 비치는 거울과 같았죠. '달그락, 달그락'거리는 소리들과 함께 퍼지는 커피의 향기는 온몸을 깨우는 의식과 같았습니다.


빵을 한입 베어 물때, 퍼지는 고소함이 입안을 채우며 허기진 배를 달래곤 했죠. 쩝쩝 소리를 나머 야무지게 먹고 있는 저를 향해 바리스타는 말했죠.


"le gusta?"


'음식에 만족하냐?'는 말에 만족의 의미로 답을 합니다.


"Gracias."


제 주변에 앉아 있던 스페인 사람들도 바리스타를 향해 Gracias를 외치고 자리를 정리합니다. 그리고 분주하게 출근 장소를 향해가는 그들을 바라보며, 남은 크로와상을 입에 삼키곤 했죠.



스페인에서 감사하는 삶이 무엇인지 보고, 듣고, 경험했습니다.



3. Hasta mañana

Hasta mañana는 내일 만나요 라는 의미를 가진 말입니다.


이 말은 스페인 사람들이 회사에서 퇴근할 때 사용하는 말이죠. 그들은 시간을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일과 시간이 끝나면, 바로 퇴근을 합니다.


그때, 그들은 말하죠. Hasta mañana. 왜 그렇게 스페인 사람들은 시간을 소중하게 여길까요? 그 이유는 자신의 시간과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 모두 소중히 여기기 때문입니다.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자신만의 시간을 갖거나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 공원입니다. 가족들이 샌드위치와 음료수를 가져와서 잔디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죠. 엄마, 아빠와 뛰노는 아이들의 밝은 미소를 볼 수 있기에 저는 공원을 자주 찾아갔습니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을 삶으로 실천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스페인 사람들입니다. 일상의 행복을 온전히 누리는 모습을 저는 스페인에서 느꼈습니다.



Hola

Gracias

Hasta mañana


너무나 평범하고 진부한 인사지만, 그것을 일상에서 누리고 사는 삶이 사람을 얼마나 행복하게 하는지 스페인에 살며 배웠습니다.


먼저 인사하고, 먼저 감사하고,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것. 아주 작은 일들 같지만, 이 같은 것들이 너무나 소중하다고 느껴집니다.


소중한 것들을 누리는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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