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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

by 아론의책


"어떤 사람과 대화하고 싶냐"라고 물으면,사람들은 조언을 늘어놓은 사람보다심정을 알아주는 사람과 대화하고 싶다고 말한다. 말로 일으키려는 사람보다 내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는 사람, 그래서 결국 내 마음을 털어놓게 만드는 사람이 좋다고 한다.


<말 그릇> 김윤나 작가




2012년 코이카 해외봉사단원이 되어 서울 양재에서 한 달간 합숙을 하였습니다. 합숙을 하며 수백 명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으며 세상에 다양한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 번 말하면 쉬지 않고 자기 이야기만 하는 사람.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중간에 말을 하는 사람.

상대방이 동의할 때까지 자기주장을 하는 사람.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이며 상대에게 집중하는 사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지만 대화하고 싶은 사람은 마지막 사람이었습니다.



바트형은 말이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바트형과 대화하는 것을 가장 좋아했습니다.

그는 언제나 상대의 눈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내 뱉는 말은 한없이 따뜻했죠.

"그거 참 좋은 생각이다.나는 이렇게 하면 더 좋을 것 같아"


그는 끝까지 이야기를 듣고 제 이야기를 칭찬하고 자신의 견해도 말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말에는 힘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함께하는 것만으로 그는 힐링인 사람이었습니다. 룸메이트였던 그와 함께 밥을 먹었고, 수업을 들었고, 운동을 하였습니다.


심지어 침대에 누워서 자기 전까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와 함께 있으면 시간이 화살처럼 빠르게 흘러갔습니다.



바트형은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자기의 사진을 찍는 것보다 다른 사람의 사진을 찍어 보정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가 찍어준 사진 속에 웃고 있는 제 모습을 가끔 꺼내 봅니다.


13년 전에 풋풋했던 그 모습과 함께했던 바트형과의 추억이 떠오르죠.


그는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그의 친절함이 합숙하는 1달을

행복으로 물들게 했습니다.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은 말 자체도 예쁘게 하지만 경청을 잘하는 사람입니다.


중간에 말을 끊지 않고 끝까지 듣는 자세가 상대를 향한 존중과 배려이기 때문이죠.


또한 상대 말을 칭찬하면서 자신의 의견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입니다.


일방적 수용이 아니라 상호 교류할 수 있는 대화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의 말이 상대방의 마음에

피어나는 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마음가짐으로 말을 하면 언어의 온도가 올라감을 느낍니다.


그때 나의 마음도 상대방의 마음도 서로를 향해 열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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