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로 비롯된 일반화, 왜곡, 삭제

by 송아론

당신은 이번 여행을 통해서 의외로 당신에게 상처가 많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본래 알고 있었던 상처부터 시작해서, 깊게 나를 들여다봤을 때야 비로소 드러나는 상처도 있었어요. 어린아이가 말했어요.


“그거 아니? 상처가 많을 경우 나도 모르게 착각하는 것들이 있다는 걸.”


당신이 무엇이냐고 묻자 어린아이가 말했어요.


“일반화 왜곡 삭제야.”


일반화, 왜곡, 삭제? 당신이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자 어린아이가 앞을 가리키며 말했어요.


“도착했어. 저기로 가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거야. 저 별의 이름은 ‘진리’야.”


당신은 진리의 별에 안착을 했어요. 그리고 앞을 바라보자 넓게 펼쳐져 있는 석상들이 보였어요. 마치 이스터 섬에 있는 모아이 석상 같았죠. 어린아이가 석상을 쳐다보며 말했어요.


“어때? 네가 보기에는 저 석상들이 모두 똑같은 형태를 하고 있는 거 같아?”


당신은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석상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린아이가 고개를 가로저었어요.


“그게 ‘일반화’라는 거야. 자세히 보면 저 석상들은 모두 다른 모습을 하고 있거든. 머리만 있는 석상. 머리와 몸이 있는 석상. 높이가 큰 석상, 작은 석상 모두 제각각이지. 그러니까 사실은 똑같은 석상이 아닌 거야. 이렇듯 우리는 살아가다 보면 우리도 모르게 '일반화'를 할 때가 있어. 예를 들면 친구에게 배신을 당한 적이 있다면, 세상 사람들은 다 믿지 못한 존재라고 일반화를 하거나, 자존감이 낮으면 나는 어느 것도 못하는 사람이라고 일반화를 해. 어때? 너도 그런 것들이 있는 거 같니?”


어린아이의 물음에 당신은 쉽사리 대답을 하지 못했어요. 이야기를 듣고 보니 나도 모르게 일반화를 하는 것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 뿐이었어요. 어린아이가 다시 말을 이었어요.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 너는 내가 저 석상이 지혜의 석상이라고 말하면, 그 말을 믿을 수 있겠니?”


당신은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어린아이가 당신을 속일 거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내가 지혜의 석상이라고 말해도, 그 말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있어. 이건 용기의 석상이라고 해석하거나, 타락의 석상이라고 말하기도 해. 이걸 보고 ‘왜곡’이라고 해. 있는 그대로를 말해도 사실과 다르게 해석하는 거지. 예를 들어 친구에게 같이 영화를 보자고 했는데, 시간이 안 돼서 못 보겠다고 하면, 나를 싫어해서 그런 거라고 왜곡하는 거야. 그 사람은 정말 시간이 안 되는 건데 말이야.”


당신은 왜곡이란 무엇인지 충분히 이해했어요.

어린아이가 이번에는 앞으로 걸어가더니 한 석상 앞에 멈춰 선 뒤 입을 뗐어요.


“어때? 이 석상이 제일 멋지지 않니?”


당신은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어린아이가 가리킨 석상은 다른 석상과는 달리 부식되고 파괴가 되어 온전한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었요. 당신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어린아이가 말했어요.


“방금 내 말이 이상했지? 이 석상을 보고 제일 멋지지 않냐고 한 게. 이게 바로 ‘삭제’라고 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상대가 알아서 들을 거라고 생각하고 말하는 거지. 내가 이 석상이 가장 멋지지 않냐고 한 이유는, 이게 이 별의 첫 번째 석상이기 때문이야. 그리고 사실 이 별에서 제일 큰 석상이기도 했어. 하지만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서 지금처럼 부서지고 반만 남은 채지.


그러니까 삭제는 이런 거야. 연인과 사귀던 중 똑같은 잘못을 하고도 내가 잘못한 건 말하지 않고 상대방이 잘못한 것만 말하는 거야. 또는 나는 그 사람과는 달리 최선을 다했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최선을 다했는지 말하지 않는 거야. 설령 구체적으로 말한다고 하더라도, 그 ‘말’에 ‘왜곡’이 깔려 있기도 해.


예를 들어 이런 거야. 나는 여자 친구 생일에 현금 줬다면서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하는 거야. 하지만 여자 친구는 현금보다 작은 선물이나 편지 한 통을 써 주는 게 더 좋았다고 하는 거지. 이렇게 내가 편하거나 좋은 쪽으로만 해놓고는 나는 최선을 다했다고 왜곡을 하는 거야. 상대방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당신은 어린아이의 말을 듣고 숙연한 얼굴을 했어요.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일반화, 왜곡, 삭제들을 해왔는지 짐작이 가기 때문이었어요.


“그럼, 너는 지금까지 어떤 일반화와 왜곡 삭제를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래? 그리고 그 생각들을 고친다면, 어떻게 고치고 싶어?”


당신은 어린아이의 말을 듣고 일반화, 왜곡, 삭제에 대해 천천히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Q. 일반화란, 내가 겪은 하나의 경험이 마치 전체인 것처럼 생각하는 겁니다. 당신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했던 일반화를 모두 쓰세요. 그리고 잘못 생각하게 된 그 일반화를 올바르게 수정해 보도록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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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① 사람들을 믿어서는 안 된다. (친구에게 배신을 당했다는 가정)

→ 친구만 나를 배신한 거지. 모든 사람이 배신을 하는 건 아니다.



일반화.png




Q. 왜곡이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않고, 사실과 다르게 생각하거나 해석하는 겁니다. 당신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한 왜곡을 모두 쓰세요.

그리고 잘못 생각한 왜곡을 올바르게 수정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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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① 사람들은 항상 나를 소외시킨다.

→ 한 번도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소극적으로만 행동해 소외받는 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왜곡.png




Q. 삭제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상대가 알아서 들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말하는 겁니다. 이때 소통이 잘못되어 오해나 곤란한 일을 겪기도 합니다. 삭제로 인해 겪은 오해와 곤란을 모두 쓰세요. 그리고 잘못 생각한 삭제를 올바르게 수정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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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① 회사에서 부하직원이 내가 알려 준걸 이해하지 못한 채로 일한다.

→ 내가 너무 간단하게 알려줘서 그런 거 같으니, 앞으로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준다.


삭제.png




당신은 어린아이에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했던 일반화 왜곡, 삭제들을 모두 말했어요. 말하고 보니 생각보다 많아 놀라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제부터 고쳐나가기로 했으니 더는 걱정하지 않기로 했어요. 어린아이도 당신이 생각을 바꾼 것을 보고는 흡족한 얼굴을 했어요.


“좋아, 지금처럼 생각을 바꾼다면 괴로웠던 일들이 줄어들게 될 거야.”


당신은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미소를 지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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