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한 인생을 살고 있는 우리는, 누구나 한 번쯤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그것을 실행에 옮기느냐 마느냐로 갈릴뿐이야. 그런데 만약, 죽고 싶다고 한순간 정말로 죽어진다면 너는 어떻겠니? 난 참 재미있을 거 같은데. 특히 아무런 고통 없이 죽을 수만 있다면 더더욱이!
충동적으로 내뱉는 말. 죽고 싶다. 죽고 싶을 때 언제든지 이야기하라고. 내가 대신 죽어 줄 테니.
이야기에 앞서 잠시 나를 소개하자면, 나는 이미 마흔일곱 번이나 다른 사람을 위해 대신 죽어준 사람이야. 첫 번째는 태아였는데, 사지가 갈기갈기 찢어지는 고통은 지금까지 내가 죽어본 것 중에서 당연 으뜸이었지. 크거나 작거나 팔다리가 찢기는 고통은 소름 끼치도록 공포스럽거든.
두 번째는 여고생이었는데, 나는 휴대폰으로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어.
[대신 죽어 줄까?]
그녀는 또 누가 자신에게 장난을 치는 거로 생각했던지 주위를 두리번거리더군. 그래서 다시 말했지.
[진심이라고.]
그러자 여고생은 재미있던지 이내 ‘네^^’.라고 귀엽게 대답했어.
나는 그 문자를 보자마자 전속으로 달려 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렸지. 그녀가 공부하는 교실 창밖으로.
콰앙! 하는 소리에 교실에 있던 학생들이 모두 창문을 열고 나를 내려다보는데, 나는 여고생이 놀란 토끼 눈을 하고 있는 걸 보고 오늘도 대성공이라는 것을 직감했어.
“이봐, 넌 이제 죽었다고.”
그녀는 말문이 막혔는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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