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가족 간의 갈등으로 집에서 나와 오피스텔에서 생활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는 밖을 나가지 않고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한다는 것이었다. 청년의 모든 생활비를 책임져야 했던 부모는 답답했다. 나가서 아르바이트라도 하라고 했지만, 청년은 얼마 못가 그만두기를 일수였다. 부모는 청년이 그런 한심하다고 생각했다. 삼십 대가 대도로 자기 몸 하나 건사하지를 못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청년이 이상한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가족이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말이었다. 가족이 누군가와 짜고 나를 곤경에 빠트린다는 이야기였다. 그로 인해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며 가족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청년 엄마는 아들이 심각해졌다고 느꼈다. 청년을 설득해 상담소에 가서 상담을 받자고 했다. 그러자 청년은 소리쳤다. 너희들이나 가서 상담을 받으라는 것이었다.
청년 엄마는 상담소에 전화를 했다. 아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 원장님은 부모에게 상담을 받을 사람을 '아들'로 하지 말고 '부모'가 받는 것으로 유도하라고 말했다. 네 말대로 우리에게 문제가 있으니 상담을 받을 테니 같이 가자고 말해보라고 했다.
청년 엄마는 그렇게 다시 청년을 설득했다. 엄마가 문제가 있는 거 같으니 상담을 통해 변하겠다고 했다. 그러니 같이 좀 가달라고 했다. 청년은 수락했다. 엄마만 가서 상담을 받으면 따라가겠다고 했다.
그렇게 모자가 상담소를 방문했다. 먼저 엄마가 상담을 진행했다. 환경프로파일 검사지를 통해 그간 부부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아보았다.
가족 환경 상태
부부는 이혼 한지 3년이 된 상태였다. 하지만 자주 만나 가족관계는 유지가 되고 있었다. 청년의 누나는 결혼을 해 나름 잘 살고 있었다. 문제는 청년이 부모와 갈등을 일으킨 뒤 혼자 살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여기에는 원인이 있었다.
바로 아빠였다. 아빠는 가부장적이고 가정적이지도 못한 사람이었다. 거기다 술만 먹으면 가족에게 욕설을 퍼붓고 살림을 부쉈다. 아내와 자식에게 언어폭력과 신체폭력도 일삼았다. 부부싸움도 하루가 멀다고 일어났다. 청년은 어머니를 때리는 아버지를 말리다가 얻어맞은 적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청년은 어린 시절부터 아빠에 대한 분노와 반항심이 자리 잡혔고, 자존감도 현저히 떨어진 상태였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아빠가 새 식구가 된 매형 앞에서 자신의 신발을 똑바로 높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리를 질렀다.
"새끼야. 네 눈에는 애비 신발이 보이지도 않아?"
청년은 너무나도 창피해 소리쳤다.
"아버지 신발을 제가 왜 신경 써요!"
아버지는 청년의 뺨을 후려쳤다. 그의 나이가 이십 대 때 벌어진 일이었다. 청년은 뺨을 맞은 뒤 밖으로 뛰쳐 나갔다. 그리고 집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엄마에게 오피스텔을 얻어달라고 졸랐고, 청년은 결국 오피스텔에서 혼자 지내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7년을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상담사의 처방
원장님은 부부 문제와 청년의 관한 문제를 듣고는 어이가 없었다. 대기실에 앉아 있는 청년을 불렀다.
"OO 씨 잠시 들어오실 수 있어요?"
"제가 거기에 왜 들어가요?"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어서 잠시 도와주면 안 될까요?"
청년은 하는 수 없이 상담실 안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청년이 자리에 앉자, 원장님은 청년의 엄마 앞에서 말하기 시작했다.
"OO 씨. 제가 지금까지 어머니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런데 듣고 보니까 참 부모님이 한심한 인생을 사셨네요. 어떻게 자식에게 이런 상처를 주고도 잘 살고 있는지 모를 정도예요. 특히 어머님은 아들이 아버지한테 구타를 당할 때 뭘 했는지 모르겠어요. 부부 싸움을 할 때마다 이 어린애가 말렸다면서요. 엄마가 맞을 까 봐 싸움판에 들어가 몸을 아끼지 않은 건데, 그때 엄마는 무얼 했어요? 사랑은 고사하고 부모로부터 상처 입은 아이를 위해 엄마는 무슨 노력을 하셨어요? 한번 말씀해보세요."
청년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저는 정말 이해가 안 가는 게, 부부가 이혼을 했든 안 했든 어쨌든 현재는 잘살고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왜 아들이 외롭게 가족에게서 떨어져 나와 이런 삶을 살아야 하는 건지 정말 이해가 안 되네요. 두 분은 정말 나쁜 부모예요."
원장님은의 말을 듣고 있던 청년이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원장님이 청년을 보고 입을 뗐다.
"OO 씨 이 자리에서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다 하세요."
원장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청년이 말했다.
"제가 어릴 때부터 정말 집에서 싸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물건을 던지고 부수고 심지어 칼까지 들기도 했어요. 그때마다 누나는 싸움을 보면 도망갔고요... 그런데 전 엄마가 맞을까 봐 도망가지도 못하고 아빠를 말리다가 늘 얻어맞었어요. 그런데 그때마다 엄마는 한 번도 저를 위로해 준 적이 없었어요. 오히려 바보처럼 왜 끼어들어서 얻어맞냐고 혼내기만 했어요. 아빠는 언제나 저를 비난했고요. 넌 싹수부터 노랗다. 틀려먹었다. 나가 뒈져라, 네가 하는 건 그렇지, 넌 겨우 그거야 늘. 이런 비하만 하고 한 번도 칭찬을 들어본 적이 없어요. 엄마도 똑같아요. 엄마는 제가 뭔가 필요해서 돈 좀 달라고 하면 한 번도 그냥 준 적이 없어요. 자기는 하고 싶은 거 마음대로 하는 거 같은데 저에게만 너무 인색했어요. 음식점에서도 제가 먹고 싶은걸 말하면 모두 싼 걸로 바꿔먹고 제가 원하는 걸 한 번도 사준적이 없어요. 그러니까 가족이 모두 저를 대상으로 은밀한 일을 꾸미고 있는 거예요. 저는 여기서 아무것도 할 수도 없고, 제가 뭘 하든지 다 실패로 끝날 거예요. 가족이 늘 저를 감시해서 꼼짝도 못해요. 저는 가족이 저한테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왜 저를 망치려 하는지 이해가 안 돼요."
청년은 조현병으로 인해 피해망상이 나타나고 있었다. 피해망상은 내가 누군가로부터 지속적인 피해를 받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청년은 가족에게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지속적인 피해를 받았으니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원장님은 청년의 말을 듣고 입을 뗐다.
"이 상담은 청년이 문제가 아니라, 가족 모두가 문제예요. 그러니까 다음 주에 오실 때 반드시 아버지하고 누나도 데리고 오세요. 그래야 상담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아셨죠 어머니?"
청년 엄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첫 상담은 일단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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