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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아론 Mar 14. 2021

[상담사례] 자존감이 높은 고등학생 상담

부모님이 남학생을 데리고 상담소를 방문했다. 사연은 다음과 같았다. 


  중3 때부터 친구들과 어울리며 사고를 쳐서 고1 때 미국으로 유학을 보냈는데,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것이었다. 부모는 유학을 가면 친구들과 관계도 정리되고, 새로운 세계를 접하면 아이가 지금보다 달라질 거라 생각했다. 아무리 못해도 최소한 영어 실력이라도 쌓을 거란 기대를 했다.


  하지만 2년이란 시간 동안 남학생을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학교를 밥 먹듯 빠졌고, 다른 학교로 편입해도 마찬가지였다. 학점이 나오지 않아 졸업을 못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부모의 이야기를 듣고 남학생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남학생은 신체 감각과 시각이 발달해 있었다. 보스 기질에 누구에게도 명령받기 싫어하고, 언제나 자기 주도하에 일이 이루어져야 하는 성격이었다. 또 행동 패턴 검사 결과 빠른 변화를 원하고 한 곳에서 같은 상황을 맞이하는 걸 견디기 힘들어했다.


  무언가를 결정해야 할 때는 나 스스로의 결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행동했다. 그런데 가족 모두 나를 철부지 대하듯 하니 견디기가 어려워 자신의 영역 세계를 잘못된 방향으로 구축해 사용하고 있었다.


  남학생은 규범이나 규칙이 있는 곳에서는 늘 자신이 초라해진다고 했다. 틀을 벗어나 자신만의 영역 안에서는 최고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주위에는 늘 남학생을 따르는 친구들이 있었다. 그들과 어울리며 영웅심에 사로 잡히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위험한 상태이기도 했다.


  남학생은 자존감과 정체성이 대단히 높았다. 그로 인해 학교생활과 가정에서 인정을 받지 못해 견디기 어려워했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굉장히 높았다.



심리치료는 자신을 관조하는 과정을 통했다. 자신의 행동과 주위 반응을 세밀하게 바라보게 했다. 그로 인해 지금 내가 어떤 길로 나아가고 있는지 스스로 깨닫게 했다. 그 결과 남학생은 지금 자신이 하는 행동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행동 교정하기 도구를 통해 잘못된 길을 바로잡았다. 그리고 목표 설정 도구로 자신이 나아갈 길을 구체적으로 적었다.



*행동 교정하기란?

인지치료 프로그램으로 내담자의 잘못된 행동을 객관화시켜 앞으로 행동에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도구


*목표 설정하란?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하는 도구



부모님에게는 남학생에 대한 영웅심에 대해 알려주었다. 남학생이 보스 기질이 있고, 자존감과 정체성이 뛰어 인정을 많이 해주라고 했다. 


그렇게 남학생은 5회기의 상담을 통해 철없는 아들에서 탈피해 이제 가족을 이끌고 나갈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기로 했다.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가지고 새로운 세계를 향해 비행기에 올랐다.

 




위 사례는 자존감과 정체성이 높은 자녀라면 부모가 자녀의 영웅심을 키워주고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녀의 잘못된 행동은 고치되,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자존감과 정체성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자녀는 한 차원 더 높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사례에 나오는 '행동 교정하기'와 '목표 설정' 프로그램은

책 <벼랑 끝, 상담>에서 자세하게 나옵니다.


도서에는 16명의 사례와 20개 이상의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상세하게 썼습니다.

관심 있는 분은 링크를 통해 책 소개를 확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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