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계를 가만히 보면, 선량한 신에 대해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점점 강하게 든다. 왜냐하면 이 세계는 그가 망쳐버린 습작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아주 좋아하는 화가가 그림 하나를 망쳤다고,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겠니. 그럴 때 우리는 비판은 하지 않고 그저 입을 다물 뿐이지. 물론 더 나은 작품을 그리라고 요구할 권리는 있다. 꼭 해야 할 일은 같은 손으로 그린 다른 작품을 살펴보는 것이겠지.
이 세상은 신이 뭘 해야 하는지 잘 모를 때, 제정신이 아닌 불행한 시기에 서둘러서 만들었음이 분명하다. 선량한 신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 그것은 자신의 습작을 만들기 위해 그가 많은 수고를 했다는 정도지.
정말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습작은 다양한 방식으로 망가졌다. 그렇게 실수할 수 있는 사람은 주인밖에 없다. 그래, 그게 아마도 가장 훌륭한 위안이 되겠지. 그때부터는 바로 그 창조적인 손에 의해 응분의 보상이 주어지기를 희망할 권리가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다시 태어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기를.
고흐가 테오에게 쓴 편지를 보면, 그는 화가이자, 철학가이며 엄청난 시인이자, 수필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 본질적으로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는 것도 깨닫는다.
테오가 왜 형을 따르고 고흐가 죽고 난 뒤 그의 곁을 떠났는지 영혼의 편지를 보면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