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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아론 Jun 03. 2022

처염상정(處染常淨) 같은 마음

어느 날 공자의 제자 유가 스승에게 물었습니다.

"아는 것이란 무엇인가요?

공자가 대답했습니다.

"아는 걸 안다고,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하는 게 아는 것이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 중 하나입니다.

이것이야 말로 배움의 '진리'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살다 보면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는 걸 겪게 됩니다.

특히 자신이 사회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거나, 전문가라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더욱더 모르는 걸 인정하기가 어렵습니다.


그건 저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이야기를 하다 보면, 정확히 모르면서도 제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더욱 아는 척을 하기도 합니다.

그때마다 뒤돌아서서 생각합니다. 아, 또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하지 못했구나.


이문열의 소설 금시조에는 비인부전(非人不傳)이라는 대목이 나옵니다. '인간 됨됨이가 갖춰지지 않은 자에게는 가르침을   없다.'는 뜻입니다. 저는 이걸 조금 다르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인격이 갖춰지지 않은 자는 재능이 있어도 아무짝에 쓸모없다.'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 중 하나입니다. 이 가치관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을 평가하려는 것이 아니라, 저에게 대입해 경계하려고 노력합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정말 많은 유혹이 도사립니다. 순간의 충동이나 유혹을 참지 못해 스스로를 더럽히거나, 감정 컨트롤을 하지 못해 후회하는 일들이 생기기도 하죠. 그래서 사회는 법과 규범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법과 규범은 질서를 만들 수는 있지만, 올바른 사람으로 만들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윤리와 도덕입니다. 윤리와 도덕은 인간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줍니다.

인간은 누구나 아름답게 살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욕구를 강하게 만들어주는 '신념'을 만드는 게 정말로 어렵습니다. 스스로 삶을 통해 깨달음을 얻어야 하거나, 정말 마음 깊이 공명이 되는 가르침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오늘 정말 좋은 사자성어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처염상정(處染常淨)입니다. '더러운 곳에 머물더라도 항상 깨끗함을 잃지 않는다.'라는 뜻입니다.
정말 멋있는 말이에요. 마치 '정화된 존재'처럼 그 어떤 것에도 물들지 않는 그 순결함이요. 인생을 살다 보면 흔들릴 때가 많이 있고, 더러워지는 나를 발견할 때가 있죠.

그때마다 처염상정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도록 해요.
나는 더러운 곳에 머물더라도 항상 깨끗함을 잃지 않는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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