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세상의 상념들이 머릿속에서 속앓이를 한다
세상이 나를 이해하고 있음을 위로받기 위해 태어났는데
태아기를 거친 내 몸은 상처들로 가득해
나는 태어날 때 어머니의 배를 갈라 나왔지
간호사는 “아들입니다!”하고 외쳤을 거야
아버지가 탯줄을 잘랐을 테고
난 그때 두려웠어
무한한 시간과 상상을 초월하는 공간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두려웠어
그래서
앵앵-
거렸지
삶이란 무엇일까
어두운 밤하늘 도심의 심박수는
자꾸 클락션을 울리고
처음으로 날랜 생각에 가득 차
물렁한 건물 옥상에 올라섰는데
비상할 것만 같은 난간 앞에 서니
상상할 수조차 없는 곳으로
날아갈 것만 같은 거야
날아올라라
날아올라라
하늘이 번쩍이고
난 간신히 이간질을 참아냈어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다시 어머니 배속으로 들어간다면
난 나오지 않을 거야
양수를 토해내
어머니가 입덧 대신 거식증에 걸려도
난 나오지 않을 거야
이곳은 아주 위험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