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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2

by 송아론

도시락2


"누나 오늘도 도시락 싸온 거예요?"

진호가 말했다.

"응, 요새 요리 연습하느라."

나는 괜히 부끄러워서 반찬통을 열지 못했다. 평소에는 자존감 대장이다가도 도시락만 보면 작아지는 나다.

"뭐했는데요?"

눈치 없는 녀석이 내 허락도 없이 도시락 뚜껑을 열었다.

"....연습 많이 하셔야겠네요. 그럼 이만."

도시락과 작별을 고하듯 손을 들어 올리는 녀석이었다.

'그래 나도 요리 못하는 거 알거든?!'

나는 가여운 내 요리실력을 위해 꾸역꾸역 밥을 먹었다.

유튜브를 보고 똑같이 따라 했는데도 왜 자꾸 탄맛이 나는지 모르겠다.


누군가는 말한다.

당신은 먹기 위해 삽니까, 살기 위해 먹습니까?

나는 살기 위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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