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을 가기 싫은 아이를 위한 처방전
첫째는 유독 어린이집 적응이 힘들었습니다. 등원한 지 2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울고불고 가기 싫다는 아이를 선생님에게 안기고 뒤돌아 설 때마다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어느 워킹맘의 책에서는 그런 상황을 마주할 때 마다 ‘심장이 피처럼 뚝뚝 떨어지는 것 같다’라고 하더군요. 정말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때로는 원망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더군요. ‘다른 애들은 방긋방긋 웃으며 잘만 들어가는데, 너는 도대체 왜 그러니.’라며.
언젠가 어린이집에 일찍 도착한 날, 배가 고파서 함께 빵을 사서 먹은 적이 있습니다. 모처럼 잠깐이라도 함께 있을까 하고요. 그런데 그 이후로 첫째는 매일 아침마다 빵을 먹고 싶다며 조르는 겁니다. 매일 평소 시간보다 더 일찍 출근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같이 있다가 지각을 하는 것은 아닐지 조마조마 하기도 했고요. 사실은 사무실에 조금 일찍 도착해 느긋하게 혼자 커피 한잔을 하고 싶은 작은 욕심도 있었죠. 그냥 ‘빵을 좋아해서 그런가 보다’ 라고 생각하면서도 찝찝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출근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오후에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어머님,
율이가 오늘은 아침에 엄마랑 같이 놀지 못해서 기분이 안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그 순간 마음이 쿵 주저앉았습니다. 빵이 아니라 아침에 엄마와 조금이라도 단둘이 있는 시간이 좋아서 그랬던 것을 저는 왜 몰랐던 것일까요? 아이의 마음보다도 여유있는 커피 한잔을 생각했던 자신이 부끄럽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날 이후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되도록이면 더 이른 준비를 해서 일찍 나오기로 했습니다. 어린이집에 들어가기 전 단 15분, 20분이라도 빵을 먹고 우유를 마시며 서로 눈을 맞추며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요.
워킹맘 선배와 점심을 먹으며 아침마다의 전쟁에 대해 힘든 마음을 얘기 한 적이 있었습니다. 선배는 이렇게 얘기를 하는 겁니다.
아이 더 많이 안아줘요. 더 많이 사랑 주고. 그 방법 밖에 없어.
아니, ‘어린이집이 가기 싫다는 데 좋은 방법이라도 있는 줄 알았더니 이게 무슨 말이야.’ 싶었는데 이제 와보니 가장 현명하고도 도움이 되는 방법이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시간이 될 때마다 아침에 함께 빵을 먹었습니다. 다섯 살, 여섯 살이 되어서도요. 이런 시간들은 중간 중간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의 갈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낼 때마다 비교적 빨리 회복할 수 있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런, 요즘에는 둘째도 빵을 좋아하기 시작한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