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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다 Mar 28. 2017

따뜻함에 대하여

복잡한 생각 내려놓고, 오늘만큼은 몸도 마음도 따뜻하게!



                         

울지마 이미 지난 일이야
삶의 반직선 위에 점일 뿐이야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는 일이야
어른이 되는 단지 과정일 뿐이야
단지 과정일 뿐이야

- THE S#ARP, 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



어릴 때, 정말 좋아하던 사람과 헤어지고 저 노래를 참 많이 들었습니다.

제목도 가사도 항상 무언가 따뜻하게 위로받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거든요.


저는 몸에 열이 많은 편이라

따뜻하다는 것은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나 찾는 것이었습니다.

한겨울에도 무조건 아이스커피!

따뜻한 아랫목을 좋아하지 않았고,

겨우내 얇은 코트 하나만 걸치고 다녔으며,

핫팩이라는 것을 써본 적도 평생 동안 10번이 채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서울보다 훨씬 따뜻한 남쪽 바닷가 마을에 살 때에는

한겨울에도 매일 슬리퍼를 신고 다녀 

단골 카페 점원이 추운 나라에서 살다 온 분이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제가, 요즘엔 따뜻하고 포근한 옷을 입고

따뜻한 차와 커피를 마시면서 시작하는 하루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계기는 아주 사소한 것이었는데요.

워킹맘이라 따로 저녁에 시간을 내기 힘들어서

주로 점심시간을 활용해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것들을 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항상 차가운 도시락을 먹게 되었고.

거의 매일 먹다 보니, 속이 무척 차갑게 느껴진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느 날 문득 따듯한 밥이 무척 그립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따뜻한 밥을 먹었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별것 아닌 순간이었지만, 그게 왜 그렇게도 기억에 남는지 모르겠습니다.

따뜻한 밥 한 끼를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정말 큰 행복이다. 라는 깨달음이라고나 할까요?


'이렇게 따듯한 밥 한 끼도 먹기 힘든 사람들도 세상에 참 많겠지.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집에 들어왔을 때 엄마가 따뜻한 밥을 차려주던

어린 시절의 포근한 기억 같은 것이 행복이었구나'


따뜻한 밥 한 끼 먹을 수 있다는 것도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고.

그것은 몸과 마음을 모두 다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


그때부터는 쌀쌀한 아침엔 따뜻한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따듯한 온기로 시작하는 하루가

어찌나 부드럽고, 또 기분 좋게 따뜻한지.

왜 지금껏 몰랐을까요?


온도에 대한 단어. '따듯하다, 차갑다'는

실제 물리적으로 따듯하고 차가운 것을 이를 뿐만 아니라

사람의 성격이나 태도에 대해 뜻을 다룰 때도 있죠.

그렇게 같은 단어를 쓰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고 합니다.

실제로 따뜻한 차를 마시면 사람의 마음이 좀 더 부드럽고 따뜻해진다고 하네요.


몸도 마음도 따뜻하게!

오늘은 복잡한 마음 잠시 내려놓고,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며, 기분 좋은 일만 생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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