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생존자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온다 Aug 07. 2022

살려고 마음을 먹었으면, 열심히 잘 살아보려고

나를 도와준 사람들에게 은혜를 갚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베풀면서 그렇게


 삶과 죽음의 기로 사이에서, 나는 죽음조차 선택하지 못하는 힘든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아이들, 아이들이 마음에 걸렸다. 상처가 많아 수 많은 심리학 책을 읽었는데, 아이들은 엄마가 아파서 죽어도, 그것이 자기 잘못이라 생각을 한단다. 그런데 그런 엄마가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면 그 아이의 마음이 온전할 수 있겠는가.


  나름의 데드라인을 정했다. 최소 막내가 20대 중후반, 운이 좋으면 30대 초반이 될 때까지는 온전히 엄마로(난 제대로 된 엄마의 사람을 받아본 적은 없지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좋겠다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어쨌든 일단은 살겠다고 선택을 한 것이다. 살았어도 그냥 저냥 살아갈 수 있겠지만은, 이왕이면 살아야겠다고 선택을 했으니 '잘' 살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뿐만 아니라 '잘' 살아서 대대로 내려오던 나의 집안의 불행이 나에게서 끝나도록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두 번째. 그래 그렇게 열심히 잘 살기로 선택을 한 것은 비단 아이들 뿐만이 아니었다. 어렵게 자라왔지만 그래도 꽤 성공했다(어릴 때의 시선에서). 앞으로 더 잘 될 거고, 점점 사람들에게 갚아나가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힘든 시절에 모른척 하지 않고 지켜봐주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때로는 실질적인 도움을 줬던 사람들을 항상 기억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기도한다. 그걸 넘어서 실질적으로 내가 도와줄 수 있을만큼의 부와 힘을 가진 사람이 되어 꼭 그 은혜를 갚고 싶다. 물론 지금도 소소하게 작은 선물이나 생일 축하등으로 표현하긴 하지만, 정말 큰 도움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평생 잊지 않고 그것을 갚아나가면서 살아나가고 싶다. 그리고 더욱 잘되어 여력이 닿는다면, 물질적으로 너무도 부족하고, 약하고,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해 베푸는 삶을 살고 싶다. 


 사람들이 때로는 '대단해'라는 말을 하는데 그 말이 상당히 거북할 때가 있다. 그래 그런 일을 겪고서도 다시 아등바등 사회에서 살아나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대단해라고 하는 것은 진심일 수도 입에 발린 말일 수도 있지. 하지만 살겠다고 선택을 했다면, 이왕이면 잘 살아야지. 나를 지키고 내 사람들을 지키고, 세상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어야지. 단지 그뿐이다. 부귀영화같은 것. 대단한 성공 같은 것 더이상 생각하지 않는다.


 20대 초반에 가장 힘들 었던 것은, 엄마와 동생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었다. 물론 그 도움이라는 것은 '돈'. 20대 중후반에 엄마와 동생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내가 되어서 무척 기뻤다. 마음으로써 얼마든지 감사함을 표현할 수 있지만, 앞으로 살기로 선택하면서 살아가면서, 그래서 열심히 잘 살아가면서 그때처럼 실질적으로 그들에게 도움을 주는 그런 삶을 살며, 데드라인까지 잘 살아보자고 다짐해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모든 것은 양면의 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