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는 지금과, 떠날 준비를 하는 지금은 다르다
나는 아직 가게를 떠나지 않았다.
여전히 같은 시간에 출근하고, 같은 공간에 서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하루다.
하지만 떠난다는 선택을 한 번이라도 상상해본 이후로,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은 이전과 같지 않다.
예전에는 그저 하루를 버티듯 흘려보냈다면,
지금은 이 시간이 내 삶의 전부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보내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다.
어디로 갈지, 무엇을 할지 명확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해진 것이 하나 있다.
아무 준비 없이 머무는 것과,
떠날 가능성을 품은 채 머무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이다.
나는 지금도 가게 안에 있다.
하지만 마음까지 이곳에 묶어두지는 않으려 한다.
언젠가 나가게 될지,
조금 더 머무르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방향 없이 시간을 보내지는 않겠다고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만 이제는,
끝을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