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5 : 영국에서도 육아는 계속된다
0. 다가오는 8월 말 영국에 입국할 때 만 35개월 아기도 함께 간다. 한국에서도 육아 몰입도가 굉장했던 나는 영국 생활을 준비하기에 앞서 영국에서의 육아 환경 세팅이 무엇보다 최우선이다. 육아 여건에 따라 우리의 주거지역, 통학방법도 달라져야 될 것이기 때문에.
영국은 상대적으로 이른 시기부터 무료 교육이 잘 되어 있는 것 같은데, 만 4세부터 Reception이라는 개념으로 미리 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 사실상 0학년인 셈이다. 그전에는 우리의 어린이집과 유사한 Nursery에 보내는데 그 비용 일부를 국가가 지원해 준다.
25.7월 현재의 보육정책 기준으로 하면 만 3세 이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주당 15시간의 무료보육이 지원된다. 그 이상 보육은 자비 부담. 다만, 이건 방학을 제외한 정식 학기인 38주를 기준으로 한 것이고(Termtime Only Funding), 연중무휴로 운영하는 Nursery의 경우에는 해당 시간이 51주로 "stretch"되어 주당 11.2시간만 지원을 받을 수 있다(Stretched Funding). 최근 영국정부의 육아 지원정책도 확대되는 추세인 것 같은데, 25.9월부터는 부부가 모두 직장을 다니는 경우에는 더 어린 나이부터(9개월), 더 많은 시간(주당 30시간)까지도 보육지원이 된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우리 집은 이런 무료 육아지원정책에서 요리조리 비껴간다. 일단 우리는 학생+무직 부모이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모든 아이에게 적용되는 주당 15시간 지원에만 해당된다. 집에 부모가 있으면 보육 서비스가 필수인 것은 아니니 여기까지는 그렇다 치는데, 그 다음은 조금 억울하고(?) 아깝다. 모든 보육/교육정책은 매년 8.31일의 만 나이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9월 9일 생인 우리 아가는 열흘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매년 한 살 어린 나이로 편입된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결론은 만 3세 이후 처음으로 도래하는 봄학기인 26.1월부터 주당 15시간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전면 무료교육인 Reception은 연간 단위로만 입학이 가능해서 만 4세가 도래한 다음 입학 시기인 27.9월에나 입학할 수 있다는 것. 27.7월에 귀국할 예정인 우리로서는 결국 Reception 은 보내지 못하고 Nursery만 보내고 온다는 뜻이다. 영어 무료교육의 혜택을 하나도 받지 못한다니 정말 통탄할 일. Nursery마저도 반년은 전액 자비로 보내야 하고, 남은 약 1년 반은 주당 15시간만 정도만 겨우 지원을 받을 수 있겠다. 또르르.
이렇게 육아 지원정책에 집착하게 된 이유는 한국과 달리 영국의 보육비용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 지금 국공립 어린이집 종일반을 매일 보내면 특활비까지 포함해도 월 40만 원가량의 비용이 청구되는데 그마저도 전액 정부 바우처로 결제가 된다. 사실상 보육료가 0원인 셈.
하지만 런던은 보육료에서도 콧대가 매우 높다. 어느 홈페이지에 종일반 비용이 100파운드라고 적혀 있길래 1주일 기준이겠거니 했는데 무려 하루 기준이었다. 정말 왜 이래.. 주 5일 종일반 기준으로 한 달에 300만 원 이상이 된다는 것이니 한국에서의 영어유치원 가격과 거진 비슷하겠다 싶다. 다행히 Nursery마다 주당 보육일 수를 선택하거나(3일, 5일 이런 식으로), 보육시간을 선택(오전반, 오후반, 종일반 등)할 수 있는 곳이 있으니 예산 제약 내에서 우리 가족에게 최적의 스킴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그 와중에 반가운 소식은 내가 다니게 될 LSE에서 학생 복지 차원에서 제휴된 3곳의 Nursery에 대해서는 보육비용의 25%를 지원해 준다는 것이다. 비용적으로도 매력적이지만 세 곳 모두 학교와 매우 가까운 위치이며, 영국정부가 부여하는 Ofsted 등급도 모두 우수하다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나의 최우선 고려사항이 되었다.
- 위치: Covent Garden / LSE 도보 12분(버스 10분)이며 영국박물관 등도 초근접.
- 보육비용 : 8시-18시 기준 일당 £98 / 반일반 불가 / Term-time only funding 가능 / 등록비 £200 별도
- Ofsted 평점 : Outstanding(2018년 기준..)
- 구글평점 : 4.8(25.7.11 기준) / 2년 이상 보내거나, 아이 둘 모두 보낸다는 진심 어린 평이 많음
- day nurseries 평점: 2년 이상된 오래된 리뷰만 있어서 판단 보류..
- 장/단점 : LSE 긴급보육 서비스도 이곳과 제휴하고 있어 꽤나 검증된 기관으로 보이고 Term-time only 적용이 가능해서 방학 때는 가족 다 같이 여행 다니면 된다는 게 장점. 다만 반일반이 없어서 종일반으로 주 3회 정도 보내면 한 달 약 210만 원(LSE 할인 적용하면 약 160만 원)인데 하루 종일 너무 긴 시간 어린이집에 머무는 것에 대한 아이의 적응력이 걱정이고, 바깥놀이 공간이나 내부 공간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Ofsted 등급이 너무 오래된 것도 무언가 괜히 수상.
- 위치: Clarkenwell / LSE 도보 40분(버스 30분) / 관광지와는 거리가 있고 대신 오히려 주거지와 인접.
- 보육비용 : 8시-18시 기준 일당 £130이지만 많이 등록할수록 할인이 되는 개념 / 반일반 가능 / Term-time only funding 불가 / 등록비 £500 별도
- Ofsted 평점 : Good(2023년 기준)
- 구글평점 : 4.6(25.7.11 기준) / 좋은 평이 대부분이지만 Turtles만큼 긍정 일변도는 아닌 느낌.
- day nurseries 평점: 10!! (25.7.11 기준) / 구글평점만 볼 땐 몰랐는데 여긴 55개의 리뷰가 모두 한결같이 좋고, 최근까지 현지인들도 주변에서 추천받고 등록했다는 리뷰가 있었다
- 장/단점 : 내외부 인테리어가 매우 깔끔하고 감각적이며, 글로벌 체인이라서 스페인어 수업시간도 있고 여러모로 다문화에 대한 노하우가 있어 보였다. Kido라는 브랜드로 런던 내에만 지점이 18개 있는 것 같은데 그만큼 본사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 같아 사실 제일 끌리는 곳이다. 앱으로 아기의 발달상황과 사진, 동영상도 보내준다고 한다. 반일반을 보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인데 주 4일 반일반 보내면 아이도 우리도 여러모로 좋을 것 같다. 월 약 220만 원 꼴이다(LSE 할인 적용하면 170만 원). 다만 방학 없이 연 52주라서 방학 때 여행 다닐 경우가 좀 아깝고, 그만큼 주당 펀딩비용도 줄어든다는 게 단점. 학교와는 좀 멀지만 오히려 이곳 근처 Angel, Clerkenwell 쪽으로 주거지를 잡으면 나쁘지 않겠다.
- 입학가능 문의결과: 25.6월 기준 9월 학기 입학 가능
- 위치: Smithfield / LSE 도보 20분(버스 20분)
- 보육비용 : 8시-18시 기준 일당 £110 / 반일반 가능 / Termtime only funding 가능 / 등록비 £100 별도
- Ofsted 평점 : Good(2023년)
- 구글평점 : 5.0(25.7.11 기준) / 리뷰가 8개뿐이라 정확히 알기 어렵다
- day nurseries 평점 : 8.9(25.7.11 기준) / 9.9이상인 곳도 많았는데 8.9는 좀 아쉬운 점수. 낮잠방이 분리되어 있다는 리뷰는 좋아 보였다
- 장/단점 : 사진상 어린이집에 창이 거의 없어 너무나 어둑한 분위기라는 점이 치명적 단점. 비용만 보면 반일반도 가능하고, Term-time 만 보내는 것도 가능해서 우리가 원하는 스케줄을 선택하기 가장 좋다. 반일반 4일 보낸다고 하면 약 180만 원(LSE 할인받으면 약 130만 원)이라서 매우 매력적인 선택지. 여기도 키즈노트 같은 앱으로 매일 노트도 보내준다고 한다. 매일 예산제약에 머리를 쥐어싸는 우리 가족에게는 여기의 장점이 명확하긴 한데, 왠지 원내 분위기가 우중충해서 꺼려지는 중.
- 입학가능 문의결과: 25.6월 기준 9월 학기 입학 가능
런던 시내의 경우 시간당 £10가 일반적인 시세인 듯 하지만, 한인들이 많이 사는 뉴몰든 쪽 널서리 한 곳은 확실히 시내보다 저렴하긴 했다. 주 3회 종일반 보낸다고 하면 한화 약 160만 원 정도이다. 다만 도심지 nursery에서도 LSE 제휴할인 받는다고 하면 이와 비슷한 수준이기는 하다. 결국 시내에 살 거면 제휴된 3곳 중 한 곳으로 가는 게 압도적으로 유리하고, 이때 보육비는 외곽과 어차피 비슷한 수준이니 크게 고민말고 제휴된 세 곳 중 한 곳으로 결정하는 게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