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설렘

by 아르페지오

요즘 글쓰기에 빠져 있다.

전문적으로 글을 써 본 적도 없고 공대생이라 어휘력도 많이 부족하지만 글을 쓰는 게 재밌고 즐겁다. 오십에 접어든 나이 탓에 여기저기 아픈데도 많고 걱정할 거리들도 많지만 글을 쓰는 시간에는 아무것도 나를 방해하지 않는다.


나의 글쓰기는 즉흥적이다. 오늘은 갑자기 이런 글이 쓰고 싶었다가 내일은 갑자기 저런 글이 쓰고 싶어 진다. 그래서 소재의 연속성도 없고 중구난방이지만 그래도 글을 쓰는 게 즐겁고 좋다.


이렇게 글쓰기의 재미에 빠져든 찰나에 온라인 광고 하나가 내 눈에 들어왔다. 평소 좋아하던 작가의 글쓰기 강좌 광고였는데 몇 명을 선별해서 직접 코칭을 해준다고 하였다. 설마 내가 되겠어하는 심정으로 사전 과제를 제출한 후 설레는 마음으로 며칠을 기다렸다.


그리고 예비 당첨 안내 이메일을 받았다.

말이 예비 당첨이지 떨어졌다는 안내 메일이었다. 선정된 사람들 중에 갑자기 사정이 생겨 불참하는 경우를 위해 몇 명에게 연락을 한 것 같은데 메일만 봐서는 내가 몇 번째 예비 당첨자인지를 가름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번호표도 없는 예비 당첨이 뭐라고 하루 종일 가슴이 설렌다. 안 될 것을 알면서도 하루 종일 설렌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다.


내 친구의 아버지는 직장 생활을 35년 하신 후 은퇴하시고 신춘문예에 당선되셨다. 친구도 놀랐고 친구의 어머니는 더 놀라셨는데 문학소년의 꿈을 억누르며 35년 동안 가장의 역할을 해오셨다고 하셨다.

프리세일즈 엔지니어로 25년 동안 고군분투하며 살았던 나에게도 하고 싶은 일이 따로 있었던 것 같다. 그냥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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