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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텃밭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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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란도 Oct 13. 2023

'블루- 문'이라고 불러다오

대문을 다시 달다 그리고 포구 축제


봄과 여름을 거친 텃밭 대문은 가을이 되니 너덜너덜해졌다. 비바람과 태양 아래서 닳고 삭은 것이다. 빛바랜 흔적은 이제 대문 교체 시기가 되었다고 알려주었다.


월곶포구 축제에 맞추려고 한 것은 아닌데, 그렇게 되었다. 만들어 놓고 나는 이렇게 말했다.

"이왕 이리되었으니 목요일 저녁에 교체해야겠어"

교체 시간이 저녁인 이유는 사람이 덜 지나다닐 때, 그리고 다음날 금요일이 포구축제 시작일이니 그렇게 대문 교체시기를 맞췄다.





이번에는 블루다. 그냥 높은 가을 하늘에 맞춰서, 바다 빛깔이 좋아서 블루로 했다. 뒷면은 빨강이다. 장식은 다 쓴 형광펜들과 볼펜들로 했다. 버릴까 하다가 이번에는 장식으로 써야지! 하고 모아두었던 것들이다.


숙제 하나 해결한 기분이다. 봄의 싱그럽던 대문이 가을이 되어서 다 해진 모습이 못내 짠했다. 그렇구나, 그렇게 되는 거였어. 바깥에서 오히려 잘 자라는 식물들과는 반대로 이미 만들어진 사물들은 해질 일밖에는 없는 거였어. 이번에 만든 대문은 원재료가 나무이니 더 빨리 손상될까. 아크릴 물감으로 칠했고 투명수성 페인트로 마무리했는데, 비가 오면 괜찮을까? 몰라.




쭈그리고 앉으니 다리가 아파서 비닐 깔고 아예 털썩 앉아서 교체 작업을 시작했다. 머리에는 헤드렌턴 두르고서 어둑한 저녁 무렵에 작업을 하다 보니 모기가 몰려든다. 가을 모기는 입 돌아간다는데 아직 안 돌아갔나 보다. 몇몇 분은 지나가며 내 작업을 보고 가신다. 대문을 교체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러고 있으니 텃밭은 내 도화지로구나!



#텃밭_도화지

#텃밭_대문교체_블루문이라고_불러다오

#월곶도시농업텃밭농장


__________


#월곶포구축제 '해안가:포구항 확장 공사로 텃밭 잔디광장과 주차장에 먹거리와 장터가 들어선다'



내가 대문 교체 작업하고 있을 때, 주변에서는 축제 준비가 한창이었다.


밤 되니 날이 차다. 작년에도 밤에는 추웠다. 포구축제 공연을 보려면 옷을 따뜻하게 입고 와야 한다. 올해는 미래탑을 철거하였고 그 자리에 무대가 들어선다.


텃밭 농장은 포구축제와 한자리에 있게 되었다. 텃밭 농장에도 많은 사람이 지나다닐 것이다. 텃밭 관리에 모두 여념이 없다. 눈으로만 보고 감상하는 아름다운 시간이 될 것이라고 여긴다.



금, 토, 일, 삼 일간 진행되는 행사가 잘 치러지길 바라며, 작년처럼 무탈하게 유종의 미를 거두는 행사의 시간이 되면 좋겠다.



부스 안은 지금 작업 중


가을 댑싸리 밤의 실루엣



#시흥월곶포구축제_2023년_10월_13일_14일_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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