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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란도 Jun 30. 2024

장마와 텃밭 비닐하우스 성능 테스트'

장마철이 시작된 텃밭


장마가 시작되었다. 세찬 장마 소리가 듣기에 좋은 자정이다. 나는 집에서 장마 소리를 듣고 여름 상추 씨앗과 여름 배추 싹과 공심채 씨앗은 땅속에서 빗소리를 듣는다. 여름 채소를 사수하려는 나의 의지는 비닐하우스로 발현되었다!


조각조각 조그만 빈 터에 씨앗들을 심어서 비닐하우스 씌우기가 난감하다고 생각되었다. 비닐하우스를 어떻게 만들면 좋을까 고심하다가 다이소에 가서 반타원형 지지대를 샀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다육용 비닐하우스를 구입하였다.


나는 밤새 비닐하우스 틀을 만들었다. 음식용 랩으로 틀에 씌웠다. 생각처럼 잘 되지는 않았다. 차라리 원형이라면 둘둘 말아버리면 되는데 반원형이라서 랩 씌우는 일은 시행착오가 많았다. 어쨌든 대략 씌우기는 하였다. 차라리 비닐로 씌우는 것이 더 수월했다.


이렇게 만든 비닐하우스를 텃밭에 가져가서 씨앗을 뿌려 놓은 곳에 고정하였다. 해놓고 나니 다소 엉성하지만 그럴듯하였다. 올여름에는 여름 채소를 먹을 수 있을까?


다육에는 비닐 타프를 씌웠다. 평방 1 m×1m 투명 비닐 타프였다. 박농민은 자기 생각과 다소 다른 비닐하우스와 비닐 타프를 씌우면서 뭔가 마뜩지 않은 표정이다. 그럼 자기가 직접 만들던가! ㅋㅋ


이렇게 우리텃밭 비닐하우스 시공을 마무리했다. 태양열 조명기구도 비에 너무 젖으면 안 되니까, 비닐하우스 안에 넣어서 꽂아주었다. 이러자 돔 형태의 도시들처럼 보인다. 정말 각각의 작은 왕국들처럼 보인다! 힛


이제 도구들은 다시 챙기고 흡혈귀들이 출현할 때가 되어서 빨리 퇴장해야 한다. 뿌리는 모기향을 분명 챙겼는데 안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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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옥 샘 텃밭을 지나가는 길에 아직 두 분께서 작업을 하고 계셨다. 조금 늦게 나오셨다고 하셨다. 만들어 놓은 비닐하우스는 각이 딱 잡혀서 완전 실물 비닐하우스처럼 보였다. 게다가 차양 형태로 만든 비닐하우스는 아이다어가 좋았다. 무엇보다 정갈하고 텃밭 형태와 잘 어울렸다.

나는 순간

"오빠! 보고 좀 배워~"

이렇게 말이 저절로 나왔다.

그러자 헌옥 샘의 부군께서는, 박농민을 보고는 웃으시면서

"본의 아니게 미안하게 됐습니다"

하셨다. 우리는 한바탕 웃고 말았다.

두 분이 작업한 비닐하우스는 흐트러짐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되어 있었다. 나는 그래! 이렇게 모양대로 지지대 박아서 연결한 후 차양처럼 만들었어도 좋았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쁘게 만들면 보기에도 좋고 응용하기에도 좋다.


텃밭 농사에서 무엇인가를 접목하여 시도해보는 것은 그 자체로 활력이다. 거기에서 이야기가 풍성해지기 때문이다. 각자마다 다르겠지만 어떻게 기르는 가는 각자의 소관이다. 텃밭을 벗어나지 않고 지나치게 공중으로 치솟아 시야를 가리지 않고 또한 그늘을 만들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어떤 것을 작게 축소하여 텃밭에 적용해 보는 일은 그 자체로 창의적인 텃밭 가꾸기라고 생각한다.


이 장마 오는 날에 우중 산책하는 텃밭 풍경은 그 자체로 또 아름답다. 오늘 밤은 비가 이미 많이 왔다. 비닐하우스들이 제 기능을 잘 발휘해주기를 바라본다.


우리텃밭 비닐하우스/ 저기 안에 여름 상추 시앗과 공심채 씨앗 심었다. 씨앗들은  E팀이 준 것이다.





우리텃밭/ 조명기구에 불 들어올 때, 돔 형태의 도시 같아용~~~



헌옥샘 텃밭의 비닐 하우스 / 깔끔한 모양새가 마음에 들었다. 역시 텃밭 형태와 잘 어울렸다.

각 잡힌 비닐하우스다! 역시 두둑 모양대로  만들어야 이쁘다. 박농민은 자기도 이렇게 하려고 했는데, 내가 원형을 사왔다고 하였다. 나는 비닐하우스는 원형이 더 공간이 크다고 생각해서이지~ㅋㅋ. 암튼 비닐하우스 모양은 반드시 정해진 것은 아니었다.

텃밭의 다육들은 호강 중이다. 다육의 표정이 웃고 있는 같으다~~^^



박농민이 장마가 시작된 저녁에 찍어서 카톡으로 보낸 사진. 나는 안 갔당!


내가 2미터로 사자고 했고 박농민은 1미터, 2미터 였으면 저어기 비닐 하우스까지 덮었을 듯. 그것도 괜잖았을 듯. 그렇다. 이렇게 해보면서 실제로 보니까, 공간에 대한 감각이 생기잖아! 2미터 비닐 타프는 어느정도를 커버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이 형태도 좋지만, 비닐 타프 하나로 집 모양처럼 만들었어도 좋았을 듯. 하지만 이해해~ 내가 비닐하우스 처음 만들어 봤거덩~ㅎㅎ


이렇게 보니 텃밭 경관에도 큰 영향은 없는 듯하다. 장맛비를 잘 버텨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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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곶텃밭농장 #장마시작 #텃밭비닐하우스 #시간정원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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