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 본 한국영화 세 편

탈출/ 크로스/ 소풍

by 아란도


#탈출_프로젝트_사일런스

故이선균 배우 출연이라서 꼭 봐야지 했었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연출에서 진짜 캐릭터 못 만든다!라는 것이었다. 좋은 소재를 가지고, 또는 어떠한 소재라도, 어떻게 풀어내는가? 일 것이다. 공항대교가 붕괴한 것이 아니라 잔반적으로 캐릭터 붕괴라고 보아야 할 듯했다. 감독은 영화 러닝 타임을 조금 길게 가져가고 각각 캐릭터들의 분명한 굵은 선을 만들어 내었더라면 어땠을까? 플롯이 힘이 없어 보였다.


첫 편에서 벌써 긴장감이 풀어져 버렸다. 속편을 생각하고 있으면서 한 편에서 다 해결하려고 한 느낌이었다. 등장인물들은 캐릭터의 개성이라기보다는 조금씩은 나사가 빠진 것 같았다. 또한 이선균은 원래 이미지와 목소리가 시크한 편에 속한다고 보는 데, '탈출'에서는 배우가 가진 이미지만 더 극대화한 느낌이었다. 시크한 이미지를 극대화하면 오히려 역효과만 나는 것이 아닐까? 극 중 주인공의 결이 애매했다. 상황 따라 흘러간 인상을 주었다.


그 인물은 그런 대립각이 있는 인물이라는 어떤 복선적 메시지가 있어야 했던 것이 아닐까? 영화 상에서는 그냥 휙휙 돌아선다. 어떤 갈등도 없이. 이 지점이 영화가 힘을 잃어버린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상관을 대통령 만들려고 어떤 성과를 낼 때도 주인공에게 내적 갈등은 없었다. 매몰차기는 시종일관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전형적인 인물일 뿐이었다. 그렇게 되면 이건 판타지일 뿐이지, 영화적 리얼리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과연 사람이라는 존재가 그러한가?


모든 수단을 써서 자기 상관을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했던 사람이? 기자들 앞에서 묵사발 만든다고 해서 그것이 과연 복수이며 정의인가? 안보실 행정관이 할 수 있을만한 태도는 아니다. 그런 식의 행동은 보는 관객의 속은 시원하게 할지 몰라도 그건 그저 치기 어린 어리광에 불과하다고 보인다. 그 당시에서 사일런스 프로젝트가 판단 미스였는지? 아니면 사일런스 프로젝트는 빙산의 일각일 뿐인지도 모르는 불분명한 상황에서 말이다.


안보실 행정관(극중에서 꽤나 똑똑한 캐릭터 설정 같은 데)인 주인공이, 상관이 딸 유학비용에 보태라고 준 돈 봉투를 "유학 안 갑니다" 라며, 앞에다 팽개칠 뿐이다. 상관에 대한 의구심(대권을 꿈꾸는 자인데)을 언론과 법에 맡긴 채 유유히 떠나는 것은 정말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충성했는데 자기를 살리려 하지 않았다고 개인적 정의실현으로 마무리할 거면 뭣 하러 속편을 예고하는가? 이미 개인적 정의실현으로 끝났는데 말이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결별하고 돌아선 이유가 그 자신에 대한 환멸밖에는 안 된다. 속았다고 은둔하거나 일반인으로 살겠지! 그런데도 속편을 예고하고 있다!


행정관의 머리는 폼인가? 시크하고 샤프한 이미지면 그만한 몫을 해내도록 설정되어야 하는데, 말을 톡톡 쏘거나 틱틱대다 끝난 느낌이다. 그건 샤프도 아니고 시크도 아닌 데! 영화가 힘이 없는 이유는 무엇보다 행정관에 대한 이선균의 캐릭터가 제대로 설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그러니 극 중 행정관의 신경질적 말투와 겨룰만한 태클 상대가 필요했기에 자동으로 렉카 기사 캐릭터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재난 영화가 말로 시작해서 말로 끝난 느낌이라면? 행정관과 렉카 기사의 밀당이 좀 더 폼났더라면? 시종일관 무표정 놈과 이상한 헤벌쭉한 놈과 뜬금없는 놈과 ... 놈놈놈2인가.


다만, 엔딩 크래딧은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외국 영화에 비해 한국 영화 엔딩 크레딧이 참 멋없었는데, 저거 하나 제대로 못 하나! 했었는데 이제는 좀 되는 듯. 음향이나 음악 선정이나 등등 넷플 형태 시리즈물 영향일 수도 있을 듯.


개인적으론 영화가 잘 되었으면 싶었다. 다소.. 안타깝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니 더욱더 ...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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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여름에 집에서 보기에는 적당했다. 그런데 의문점은? 우리나라 영화는 소시민적이라고 정해놓은(누가?)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니 풀빵 기계에서 찍혀 나온 똑같은 풀빵 같은 영화가 생산되는 것은 아닐까? 감독이 그 틀을 먼저 벗어던져야 하는 것은 아닐까? 지겹게 우려먹는다는 생각 든다. 현실에 매몰되는 그런 느낌들. 방산비리 박장군, 이 캐릭터에게 부여한 이미지는 요즘 우리나라 상황이 딱 그렇다는 암시일까? 고도의 디스인 것일까? 어쨌든 영화에서 황당한 캐릭터 반전이었다. 여자 보스에게 주어진 역할은 악녀가 아니라, 오히려 '?' 딱 그것이라고 보였다. 크로스는 소시민과 이상한(?) 여자와의 싸움으로 막을 내린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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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노년에서 유년을 바라보는 시선과 감정 그리고 청소년기에서 세상과 상대를 바라본 그 감정은 노년에도 지속되고 있었다. 차라리 바로 이러한 감정이 리얼리티 그 자체일 수도 있다. 사람은 그 존재와 더 이상 연결 없이 끊어진 그 상태에 기억이 멈추어 있다. 그것은 존재 그 자체가 지닌 본능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노인의 우정과 친근함이 영화를 끌고 가는 힘이다. 그리고 여기에 배신은 없다. 친구들의 우정과 노년의 우아함은 한 시절을 공유하고 있는 공통기반에 기인하고 있었다.


노인이 되었을 때의 육체의 형편은 그 자신들을 부자유스럽게 한다. 그런데 두 노년의 여인들은 다른 선택을 한다. 바로 이 지점이 자유에 대한 그녀들의 열망과 그녀 자신들이었던 그때의 상태에 대한 존중을 느끼게 한다.


마와 루이스를 떠올리게 하는 마지막 장면은 우리의 기억을 건드린다. 어떤 의연함과 가슴 시린 애상함이 전달되어 오는 것 같다.


해당화라는 꽃은 그녀들의 그때의 순수기억에 대한 상징이다. 묶여 있던 어떤 시간에서 스스로를 이제 해방시키고자 하는 그녀들은 서로 손을 꼭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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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풍'도 더 추가해 보려고 했는데, 소풍은 이 정도가 알맞은 듯하다. 각 영화의 짤막 소감을 말하고 싶었을 뿐인데, '탈출'은 자꾸만 더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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