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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란도 Oct 10. 2024

배추 키우기는 일은 스릴이야

2024 김장배추 텃밭


텃밭에서

배추 키우기가 제일 어려워

벌레는 잡혔고

진딧물을 퇴치하느라 부산을 떨게 되지

이런 행위도 스릴은 있지...

조마조마하거든 ㅋ


사놓은 유기농 약들을 텃밭 종합 방제약으로 조제할 때

어떤 기분이 드는데

그것은 말이야

마녀가 되는 기분이야

그때 내 손톱이라도 하나 잘라 넣어야 하나? 뭐, 이런 거!

요즘 '전부 거사 짓이야'를 본 탓도 있을 거야


약은 몇몇 텃밭과 서로 나눔 하며 사용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약은 오래 두어도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텃밭에서는 용량이 그다지 많이 사용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


어쨌든 사놓은 약들이 점점 동이 나고, 약이 없어져 가는데 나는 살짝 기뻐

왜냐하면 점점 가을이 깊어가기 때문이고

배추는 더 자라기 때문이고

배추 키우기가 완료될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지

그래도... 아직 두어 달이 남은 셈이니

배추를 수확할 때까지는 배추를 잘 지켜야 해

해충은 생각보다 더 배추에 접근하기 쉬워

나는 배추 키우는 것이 이토록 고된 일이라는 걸

텃밭에서 배추 키우는 일이 이토록 사람 손을 많이 거쳐야 하는 일이란 걸

이제서야 알게 되었어


요즘은 채소 값이 비싸지

열무와 얼갈이를 한 단씩 사서 김치를 담았는데, 간이 아주 잘 맞아서 요즘은 밥맛이 있는 것 같아

어제는 텃밭에서 미리 심은 쪽파를

낭독 후에 쪽파를 다듬는데

한 세월이었지

눈물은 왜 그렇게 또 나는지

한밤중에 쪽파를 다듬는 내 손길과 내 눈은 강제로 감정 정화를 하게 되었어

이제 쪽파 김치를 담아볼까 해

직접 기른 쪽파로 담는 쪽파 김치맛은 또 얼마나 황홀한 맛이 날까...

아마도 시간의 맛이 날 거야

혼돈의 태양빛이 기른 맛이 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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