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란도 Oct 26. 2024

가장 높은 것과 가장 낮은 것

하늘과 바닥 걸레

여기 창이 하나 있다

그 사이에 가장 높은 것과 가장 낮은 것이 있다

가장 높이 솟구치는 시선과

가장 낮게 침몰하는 시선이 있다

사람 안에는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있다


가장 높은 하늘에서 그 공간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구름

가장 낮은 곳에서 걸레는 어지럽혀진 자국들을 말끔하게 닦는다


형이상학적인 하늘과

형이하학적인 걸레의

간극을 우리는 무엇으로 메꾸는가


이것의 차이는 본성의 차이일까  아니면 정도의 차이일까


같은 선상에서는 정도의 차이일 것이고 다른 선상에서는 본성의 차이일 것


용도에 맞게 생각하기는 바람직한 것일까


내 안의 차이의 간극은 나의 사유로 메꾼다

그러도록 사유 훈련을 하는 것

그 층위의 간극은 애초에 매꿀 필요가 없는 것인지도


그것은 층위를 넘나들어보면 알게되는 자명한 것들이 아닐까


그럼에도 나는 창 하나의 사이를 두고 동시에 보이는 것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것은 그저 그렇게 보였을 뿐이다

보이는 그것이 내 안에 어떻게 자리잡는지에 대해 따라가 보았을 따름이다

높은 것과 낮은 것의 대비는 왠지 불경스럽게까지 다가온다

그러나! 그것에 대해 맞서보는 것

공포에 맞서는 것

불경스럽게 다가오는 그 혐오라는 감정이 한쪽에서 스물거리고 있는 그것에 대해

이전 07화 우연의 확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