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꺼번에 다 차려서 먹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이렇게 상 차리면 안 된다. 보기에는 온갖 것이 다 있으니까 먹음직스럽고 좋아 보여도, 실제로는 비효율적인 상차림이다. 또한 먹는 행위자를 존중하는 상차림도 아니다. 왜 그럴까?
사진 1 / 사람이 의자에 앉아서 팔이 가는 길이는 한정되어 있다. 팔을 너무 멀리 뻗어도 옆 사람이 불편하게 된다. 최소 4인 기준으로 먹을 음식이 가벼운 팔 동작의 동선 안에 있어야 한다.
사진 안의 음식은 골고루이긴 하지만, 음식들 식감이나 간이 서로 다 다르다. 게다가 같은 음식이 없다. 만약 저 테이블에 사람들이 앉아서 음식을 먹는다면, 골고루 먹어야 하기 때문에 다시 음식 재분배가 일어나야 한다. 대략 한 음식을 세 등 분해서 나눈다 해도 저 테이블 기준으로 하여 사람 수를 계산하면 골고루 다 못 먹는다. 테이블 위는 음식 재분배로 금세 균형이 깨져서 어수선해지고 테이블 위가 이미 그릇들로 가득 차서 음식을 합치거나 등등으로 아수라장이 되어 음식이 어디로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 사나워질 것이다.
저 많은 음식을 한꺼번에 차려도 안 된다. 음식을 사람들이 골고루 먹을 수 있게 재 세팅 되어야 한다. 만약 저 음식을 다 주려면, 먹고 나면 다른 음식을 가져다주어서 테이블 위가 그릇들로 넘쳐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저렇게 한꺼번에 조금씩 골고루 차리는 것이 음식 양은 적게 든다. 만약 저 음식들 종류대로 4인 기준으로 각각 나누어 세팅 후, 다 먹고 나면 다른 음식을 가져다주면 음식 양은 더 많아지게 된다. 그러니 한 두 젓가락 수준으로 적어질 것이다. 그만큼 그릇 안이 심플해진다. 테이블 위도 따라서 심플해진다.
그러므로 한꺼번에 다 차려서 먹는다고 해서 반드시 더 주는 것도 더 많이 먹는 것도 아니다. 당연히 가격은 후자(심플)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공간적 여유를 두어야 하는 이유는 미학적인 고려이기도 하지만 사람의 심리와 그리고 안정감에 운신의 폭을 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이 고려 자체가 자동적으로 미학이 되는 것이다.
* 잔칫상이나 한정식 상이 모티브가 되었겠지만, 상차림 방식으로는 그렇게 효율적이지는 않다고 본다. 그리고 요즘은 거의 변화해가고 있다고 본다. 한꺼번에 다 차려주는 것은 상 차리는 이가 편하기 위한 것, 받는 이는 먹기에 불편한 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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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 햄 꽃잎을 한 장씩 떼먹어도 너무 짜지 않을까? 한 번 먹었을 때 적당한 크기가 좋지 않을까. 물론 이 부분은 나는 그렇다이다. 외국에서는 훈제 햄이 짠맛이 강할지라도 슬라이드 햄 1장을 그냥 먹는지는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