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신체사유

권태 5

니체/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2 ' 고독과 낯섦 그리고 권태'

by 아란도

#제2장_p348_200

고독한 사람이 말하기를 ━ 사람들은 수많은 싫증, 우울, 권태의 대가로서 (이 모든 것은, 친구, 책, 의무, 정열이 없는 고독을 수반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므로) 자신과 자연 속에 가장 깊이 반성하는 그 15분의 시간을 얻게 된다. 권태에 대해서 철저히 보루를 쌓는 사람은 자신에 대해서도 보루를 쌓는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가장 내적인 샘에서 솟아나는 가장 강한 청량제를 결코 마실 수 없을 것이다.


=> 이 글을 두 개의 형태로 다시 풀어보면


1. 고독한 사람이 말하기를,

사람들은 수많은 싫증, 우울, 권태의 '대가大家'이다.

싫증, 우울, 권태는, 친구, 책, 의무, 정열이 없는 고독을 수반한다.

(열정이 사그라진 그 무력한 고독에서) 사람들은 자신과 자연 속에 가장 깊이 반성하는 '그 15분의 시간'을 얻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태를 무시하거나, 가까이 오기를 꺼려하여) 권태에 대해서 철저히 보루를 쌓는 사람은 자신에 대해서도 보루를 쌓는 사람이다.

(그렇게 되면 그 대가代價로) 그는 자신의 가장 내적인 샘에서 솟아나는 가장 강한 청량제를 결코 마실 수 없을 것이다.


2. 고독한 사람이 말하기를,

사람들은 수많은 싫증, 우울, 권태의 '대가代價'로서,

(싫증, 우울, 권태는, 친구, 책, 의무, 정열이 없는 고독을 수반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들은 자신과 자연 속에 가장 깊이 반성하는 '그 15분의 시간'을 얻게 된다.

(반면에) 권태에 대해서 철저히 보루를 쌓는 사람은 자신에 대해서도 보루를 쌓는 사람이다. (그리되면) 그는 자신의 가장 내적인 샘에서 솟아나는 가장 강한 청량제를 결코 마실 수 없을 것이다(즉 보상을 받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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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개의 풀이에서 보자면, 2번이 니체의 문장을 복잡하게 만들지 않고, 의미 전달이 된다.

반면 1번은 내가 문장을 재구성한 것이다. 어떻게든 의미 전달이 이루어지면 되는 것이지만, 니체가 쓴 '대가'가 어떤 의미인지는 '원문'만이 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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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그 15분의 시간'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가장 강한 청량제'는 또 무엇일까?

보통 어떤 시간에서 권태로움을 느끼거나 싫증이나 우울은 대략적으로는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니체는 그 시간을 15분 정도라고 생각한 것일까.

이 15분 동안 그 어느 것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기에 멍하니 있게 된다. 그때 그 텅 빔에서 사람은 자기 자신을 만나게 되는 것일까? (다음에 싫증/우울/권태가 찾아오면 자세히 관찰해야겠다)


보통 우울하면 공포와 분노도 함께 찾아온다. 분노는 공포 때문에 생겨난다. 그 분노는 공포를 몰아내느라 혼자서 날뛰는 것이며 이내 사그라진다.


보통 싫증의 느낌은 '가까이 오지 맛!'처럼 갑자기 정나미 떨어지거나 또는 아무 감정이 없어져 버리는 것이다. 무감각 해지는 것이다. 그 무감각 상태에 들 때 사람은 정지해 버린다. 이때의 느낌은 구토다.


보통 권태는 모든 게 흐느적거리게 되고 느려진다(마치 달리의 '녹아내리는 시계처럼'). 그 느려짐에서 어떤 허무감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그 자신이 어딘가로 붕 떠버리는 또는 어딘가 큰 입구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준다. 그 느낌은 참으로 낯선 것이다.


(지금은 이런 느낌들이 없어서 명확하지가 않다) 이렇게 볼 때, 이런 느낌들은 일상성에서 멀어진 낯선 감각들이다. 우리가 이런 낯선 감각들에 노출될 때, 그때 우리 자신이 어떻게 이 낯선 감각에서 완전 무방비 상태이고, 또 어떻게 우리 자신이 이 낯선 감각에서 무사히 걸어 나오는지를 보게 된다. 이런 느낌들은 그 자신에게 그 이후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어떤 리셋 효과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일상에서 그 감각들의 효과는 무뎌져 버린다. 지금 내가 그런 상태가 아니라서 억지로 그런 감각들에 대해서 기억해서 써야 하는 것처럼.


그러한 감각에서 벗어났을 때, 우리는 세상이 달리 보게 된다. 가벼움이다. 혼자서 고립된 그 느낌에서 의연함을 회복하며 그 빈 공간을 견디는 바로 그것에서 자신의 강함을 느낀다. 또한, 그 낯선 감정이 인간적임을 느낀다. 그것이 바로 그 자신이 지금 약동하는 생명체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실존하는 그 자체를 체험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느낌이 바로 예술로 표현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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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체의 이 글은 문장이 짧고 함축적이어서, 다른 곳에서 이와 비슷한 내용이 나오면 연계해서 생각해 보아도 좋겠다.




__________본문의 '대가'__________


*'대가大家' : 어떤 분야에서 아주 뛰어난 사람으로 인정받으며 영향을 미치는 사람. / 본문 문장에서는 '사람들은'이라고 했으니까, 여기서는 '대가'의 의미일지라도 일반적인 의미가 더 클 것 같다. 대부분 사람들이 싫증/우울/권태를 느끼기 때문이다.


*'대가代價' [대:까] : 어떤 일에 들인 노력이나 희생에 대해 받는 값. / 본문 문장에서는 '사람들은'이라고 했으니까, 여기서는 [대:까]라는 의미일지라도 일반적인 의미가 더 클 것 같다. 대부분 사람들이 싫증/우울/권태를 느끼기 때문에 그 감정에 대한 보상으로서의 '대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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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든 저렇든, 결론은 '권태 예찬'이다.

*이런 감정들 찾아오면 다시 이 글과 비교해 보기로.

*아마도 내가 어떤 것에 대해 권태로운가 보다. 그러니 이러고 있지! 머리 식히는 중이고 연결 중이고, 잠시 생각에서 떨어져 있어 보는 것이고, 솟아날 의욕을 기다리는 중이고. 암튼 여기까지!




살바도르 달리/천사의 눈물, 악마의 미학


달리 작품 패러디/ 내가 권태로운가 보다. 어쨌든 예술적 행위!/ time eye


#인간적인_너무나_인간적인2 ' 고독과 낯섦 그리고 권태'

* 낭독에서 '대가'를_어떻게 해석해야 할까?를 이야기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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