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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임기자 Jul 16. 2022

기계식 키보드를 처음 써본다

체리 키보드 사용기

키보드는 알고 보니 여러 종류가 있더라. 그중에서도 기계식 키보드 브랜드 '체리'를 선택했다. 선택한 이유는 하나다. 기계식 키보다 중에서 가장 대중적이고 많이 알려진 듯 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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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알아보면 볼수록 알 수  없는 용어들이 머리를 스쳐 지난다. 적축, 뭔축.. 도무지 무슨 소린지 알 수가 없다. 이럴 때는 대중적인 게 뭔가를 찾는 편이 좋다. 그래서 적축을 선택했는데(맞는지도 사실 모른다) 키감이 독특하긴 하다. 부드러운데 약간의 소리는 난다. 사실 나는 키보드가 어쩌고 하는 걸  느낄 만큼 중요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마우스도 마찬가지로 체리 브랜드에서 선택했는데 이것도 뭐, 그냥 파는 것 중에 아무거나 하나 선택한 정도다. 대충 쓸만한 걸 살려고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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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쓰던 키보드는 어디 갔을까?

회사 사무실에 있다. 사실은 회사에서 쓰는 키보드가 너무 불편하고 오타가 종종 나는 배열로 되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집에서 쓰던 익숙한 것을 사무실로 가져가 쓰고 있기 때문에 기계식 키보드를 사게 된 것이다.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뭔가 메탈 질감이고 희한한 키감이긴 한데, 뭐 모르겠다. 써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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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고 있는 책은 산지가 좀 오래됐지만 얼마 전에 개봉했다. 이미 많은 이들이 추천한 '타이탄의 도구들 Tools of Titans'이라는 제목의 책이다. 외국인이 쓴 자기 계발서의 일종인데, 유튜버들이 하도 칭찬하길래 샀던 건데, 언제 산지 기억이 안 날정도로 오래됐다. 왠지 재밌겠다 싶은 건 바로 안 펼치고 좀 쟁여줬다가 펼치는 스타일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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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 내용으로 말할 것 같으면 아주 흥미진진하긴 하다. 이제 1/10도 안 읽었지만 흥미로운 내용이 많다. 윽, 그 사이에 책상 위에 또 고양이가 올라왔지만 무시하기 어렵다. 이제 화면 전체를 몸으로 가린다. 다시 들어서 의자에 내려놓았다. 어디까지 했더라. 아무튼 기계식 키보드도 마니아들이 많다고 하던데, 그렇게 비싸지는 않지만 메탈 재질에 견고해 보이는 것은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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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일에 성취를 느끼기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글을 써야겠다.

그렇게 해서 진정한 내 사명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에 쏟고 싶은지를 찾아봐야겠다. 아무래도 쓰는 일, 그러니까 책을 만드는 일이 사명을 걸고 싶은 일중 하나인데, 이건 사실 어렸을 때부터 잡지를 워낙 봐와서 생긴 걸 수도 있다. 거기에 모터사이클이라는 소재가 추가된 것뿐인데, 그게 이렇게 오래 내 업이 될 줄은 상상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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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옛 직장 지인이다) 기계식 키보드를 애용하면서 했던 말이 '기계식 키보드를 안 쓰고 일반 키보드를 쓰면 손가락에 관절염이 와서 아주 아픕니다'라고.. 당시에는 웃긴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안 좋은 키보드를 억지로 써보니 좋은 게 따로 있긴 한가보다 생각이 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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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 이라고 하니 그 지인이 생각나긴 했는데, 아무튼 그런 느낌으로 무언가에 사명을 쏟는 이도 같은 그다. 자전거와 글에 사명을 느꼈다면 지금은 시계를 수선하는 것을 사명으로 여기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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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나는 무엇에 사명을 걸었나. 원래 나는 모터사이클 이전에 글을 좋아했던 것 같다. 두 개가 만나서 뿅 시너지가 생긴 것이 스물다섯 살 , 그러니까 2006년 겨울이었다. 모터사이클 잡지사에서 일해보고 싶은 욕심이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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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일하는 곳의 리더는 '더 이상 글 쓰는 것 가지고 돈 버는 시대가 아니야' '기획서를 쓸 줄 알아야 해' 제안서 쓰는 걸 알 줄 알아야 돈을 번다' '어려워하지 마라' 등의 이야기를 종종 한다.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부분은 그가 아무튼 회사를 책임지는 사장이기 때문인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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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금 생각 같아선 그의 그런 확언을 깨 주고 싶다. '아니, 글 쓰는 걸로도 돈을 벌 수는 있을걸. 큰돈은 아니겠지만' 그걸 내가 해 보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러려면 출판사를 차려야 하나. 아니면 편집자로서 구직을 해야 하나. 생각이 동실동실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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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이라. 결국 나에게 거창한 사명이랄 게 뭐가 있을까? 예전 같으면 모터사이클 기사를 많이 써서 이게 결코 무섭거나 위험하기만 한 스포츠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라는 식의 평범한 전문지 기자 10년 차 같은 얘길 했겠지만... 지금은 잘 모르겠다. 내 현실을 들여다보면 그런 말을 하는 게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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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해도 돈을 벌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여전히 글을 써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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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근데 이 키보드... 손목이 점점 아픈데. 왜지? 적축이 안 맞나?(뜻은 잘 모르지만)

오늘 여기까지.

/체리 키보드 MX 3.0S 게이밍 키보드 무보 강 체리 축 기계식 블랙 적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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