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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임기자 Jan 14. 2021

모터사이클 편집샵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모터사이클, 그리고 관련된 것들을 파는 편집샵을 만들고 싶다.

편집샵이란 주인장의 마음대로 혹은 팔릴만한 괜찮은 제품을 골라 진열하고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보통 매장과 다른 점은 주인의 취향이 들어가거나, 쓸만한 제품을 픽 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주인의 공력이 높다면 그만큼 옥석을 가려 괜찮은 제품을 취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그런 편집샵만의 취향을 이해하며 즐거운 경험이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런 곳은 색채가 묻어있고, 정성이 있기 때문이다. 공산품을 그저 이윤만을 보고 팔기 위해 자신이 파는 물건이 어떤 것인지도 잘 모르면서 판매하고 있는 브랜드 샵과는 차이가 있다.


사실 편집샵이라 하면 패션이나 의류를 취급하는 매장을 떠올리기 쉽다. 이를테면 압구정이나 홍대 거리 같은 곳에 길가에 작은 규모로 오밀조밀 진열된 매장. 아기자기한 소품을 진열해 놓고 주인의 자부심이 섞인 듯한 셀렉션을 보면 일반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과 다른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지금 처음 해봤다. 모터사이클 편집샵이 있다면 어떨까?

물론 모터사이클 용품이나 제품들을 셀렉하는 편집샵은 두루 있다. 하지만 모터사이클 자체를 판매하지는 않고 대부분이 어패럴이나 라이딩 기어에 그친다.


모터사이클 편집샵 개념은 만화책 '마이 페이버리트 바이크 4편'을 보면서 떠올랐다. 이 만화에 그런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다 읽고 '아, 진지하면서도 공감이 깊다'라고 생각하는 와중 확 하고 떠오른 것이다. 참고로 이 만화는 작가의 모터사이클에 대한 공부와 이해를 바탕으로 서사된 장면이 많아 꽤 보기가 좋다. 모터사이클을 잘 아는 것이 오히려 재밌다고 느낄 것이다.


사실 꽤 위험한 일이다. 사업적으로의 가치는 따져보지 않았다. 형편없을 수 있다. 일단 모터사이클이란 것은 고가다. 2천만 원이 훅 넘는 물건이 많고, 게다가 애프터서비스를 요청하면 수행하기 어렵다. 해당 브랜드의 샵으로 가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일반 편집샵은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하기도 하다. 알아볼 필요는 있다.

주인의 색깔이 담긴 모터사이클 픽업. 그리고 그것에 대해 흥미를 갖는 이에게 제품에 대해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설득, 판매해 즐겁게 모터사이클을 이해하고 타 준다면 거기에서 오는 보람은 상당할 것이다.


물론 이런 것을 온라인으로 하는 이가 있다. 나의 개념은 병행수입에 한하지 않고 '괜찮은' 모터사이클을 나의 안목으로 추천하는 것이다. 그리고 판매하는 것. 사업성은 잘 모르겠지만 생각해보면 상당히 매력적인 일이다. 나의 관점에서는 그렇다.

거기에 당연히 필요한 헬멧이나 라이딩 기어도 판매하게 될 것이다. 그러다 보면 고가의 모터사이클은 주보다는 부 가 되어 어패럴이 더 사업적으로 도움이 될지 모른다. 가능하다면 거기서 커피나 음료를 판매하고 싶기도 하지만 그건 논외다. 장사하고 싶다는 의미가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애초에 나는 전문점이나 장인에 대한 애착이 있다. 경외심도 있다. 돈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행복을 위해 보람을 위해 사는 사람을 존경한다.


일본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은 시국이다. 하지만 일본이 만든 모터사이클은 죄가 없다. 제품으로서 매우 훌륭했고 지금은 잘 모르겠다. 접한 지가 오래됐다. 


아무튼 또 하나의 꿈에 대한 것을 끄적거린다.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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