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장이 임기자 May 05. 2021

스마트 밴드의 힘

의외의 원동력 발견

  


  갤럭시 피트나 미 밴드 같은 저렴한 스마트 밴드에 대해 예찬 좀 하자.

얼마 전 갤럭시 피트를 사서 손목에 차고 다닌다. 가격은 5만 원 정도 준 것 같다.

심박수 체크라던가 무엇보다 수면에 대한 리포트가 보고 싶어서 산 것이다. 시계 기능은 기본이기 때문에 스마트 워치 기능도 어느 정도 수행한다. 차이라면 전화를 직접 못 걸고 받는다. 메시지를 보낼 수 없다.

그럼에도 장점은 확연했는데, 일단 무진장 가볍다. 찬 지 안 찬지 모를 만큼 가볍다. 그리고 모양이 길쭉 해 손목의 움직임이 매우 자유로운 편이다. 시계에 비하면. 손등에 걸리적거릴 때가 많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오늘 스마트 밴드의 힘을 예찬하는 이유는 엊그제부터 스트레스를 주던 어떤 문제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애쓰던 나 자신에 원동력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움직이고, 바이크를 타고, 자전거를 타고, 또 뭔가를 계속했다. 귀찮음을 잠시 벗어던지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그런 움직임이 오늘 나를 굉장히 활력 있게 바꾸어 주었다. 

첼로의 그래블 바이크로 막 쏘다녔다.

스마트 밴드에는 오늘 탄 자전거로 약 900킬로 칼로리를 소모했다고 나온다. 그리고 걷기도 꽤 했다. 2000보 정도 되는 것 같다. 작정하고 '운동'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다. 그냥 논 거다.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고, 바이크를 타고 (배터리 충전 겸) 1시간 정도 쏘다니다 온 것이다. 하루 종일 먹은 게 빵 밖에 없어서 자전거를 두어 시간 마구 타고 왔더니 매우 허기졌다.


그래서 집에 있던 스테이크용 고기를 원시인 마냥 구워 먹고 참외도 씹어먹고 옆에 있던 라면 스프 차(라면 스프 맛을 흉내 낸 티백)로 얼큰하게 마무리.


사실 이 모든 행동을 하고 나서 밴드에 뜬 오늘의 성과를 우연히 본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알게 모르게 여기에서 꽤나 성취감이 생겼다. 별생각 없이 움직이고 돌아다녔기 때문에 몸은 많이 지친 것에 비해 기억에 남는 것이 별로 없었다. 말하자면 그냥 피곤해서 먹고 마신 것뿐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있는 스마트 밴드가 의미를 부여해 준 셈이다. 오늘의 활동에 대해 나도 모르는 사이 꼼꼼하게 기록했다. 숫자로 보여주면서 칭찬받은 느낌이고 힘이 샘솟는다. 오늘의 일과를 보람차게 만들었다. 기가 찬 기능이다. 요 쪼끄만 게.

사실 별로 걷지는 않았다.

스트레스로 몸살 알았던 어제오늘 오전까지를 생각해보면 또 한 가지를 깨 닫는다.

'인간은 원래 움직이라고 만들어졌구나. 움직여야 생각을 잊고 새로운 것을 할 수 있고, 그렇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진 거구나. 원래 메커니즘이 이렇구나.'

또 이런 생산적인 결심을 일구어 낸다.

'그래, 귀찮다는 것 이제 뿌리치고 일어나 움직여야 한다. 번거롭다고 무의식적으로 여기는 것 뿌리쳐야 한다.'

운동을 종용한다고나 할까? 그런 기계다.

5만 원도 안 되는 요 작은 녀석, 기계가 가져다준 첨단의 수혜다. 

뭐, 생각하기 나름이라지만 아무튼 나는 인간의 본질적인 삶의 메커니즘을 첨단 제품을 통해 발견했다. 웃긴다. 그렇지만 성취감에 움직이는 나는 꽤 큰 발견임이 분명했다...


갑자기 써 내려간 작문. 05.05.21 pm 7-43 완.

'스트레스를 주던 어떤 문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