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위해서는 물 흐르듯 살아야 한다. 평화를 이루는 사람은 삶을 주도한다. 듣고, 보면서도 침묵해야 한다. 낮에 분쟁이 없어야 밤에 깊은 잠을 잘 수 있다. 길고 즐거운 삶은 두 번 주어진 인생과 같으며 평화로운 삶의 열매다. 사소한 일을 사소하게 지나칠 수 있는 사람이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이다. 모든 일을 마음에 담아두는 것만큼 고집스러운 일도 없다. 중요한 일은 마음에 담아두지 않으면서, 중요하지 않은 일로 마음을 괴롭히는 것이야말로 어리석은 짓이다."
흐르듯이 사는 거지.
내 삶의 목표 중에 하나가 흐르듯이 사는 거야.
이전의 편지에서 이야기한 적이 있듯이,
나는 이전에 했던 선택에 대해 후회하지 않으려고 노력해.
후회는 마음에 담아둔 것이잖아?
선택할 당시에는 그동안 쌓고 경험했던 모든 지식을 활용해서 최선의 선택을 한 거야.
이게 실수라고 느껴지는 이유는, 선택한 이후로 우리가 성장해서 그런 거고.
나는 후회하고 자책하기보다는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만 생각해.(그러려고 노력해)
그런 과정에서 얻을 게 발견되면, 내 기존 지식과 결합해서 작은 섬으로 만들어.
나는 그저 이 섬과 같이 흘러가면 되는 거지.
그러다가 필요가 없어지면, 이 작은 섬은 다른 곳으로 흘려버리면 되는 거고.
화요일 저녁마다 경매 학원에 가거든.
경매 지식을 새로 쌓기보다는 선생님의 인사이트가 너무 좋아서 2년째 다니고 있어.
(사실 난이도 높은 경매 물건 아닌 이상, 활용되는 지식은 한정되어 있거든)
나의 투자에 대한 생각의 한 2할은 이 분이 만들어주셨어.
이 분이 말씀하신 게 하나 있어.
"사람들은 입찰한 물건에 패찰(낙찰받지 못한 것)을 하면 아주 아쉬워해요.
그런데 그런 아쉬움에 매몰되는 것보단 응찰하려는 돈이 나에게 다시 생겼으니 이 돈으로 다시 어떤 투자를 할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게 더 낫습니다.
또 만약에 아쉬움에 매몰된다면, 다음 응찰에 소극적이 되어요.
기존에 생각했던 가격보다 더 적게 쓰려고 하고, 심하면 떨어질 게 뻔하다며 응찰을 하지도 않아요.
경매에 참여할 때는 늘 이게 처음 하는 응찰이라고 생각하고 참여해야 합니다.
그래야 실수도 하지 않고, 혹시나 낙찰받는다면 마음껏 기뻐할 수 있어요."
이것 역시 계속 흘러가는 태도인거지.
앞을 보면서.
이어지는 개념이라 추가로 편지에 담아볼게.
앞만 생각하며 흘러가되 앞으로 발생할 이벤트에 대한 준비는 보수적으로 되어 있어야 해.
이는 보수적으로 투자하라는 말이 아냐.
너는 이 차이를 잘 알 거야
내가 가진 아파트 중에 하나가 역전세가 났어.
지금 전세 시세가 기존의 전세금보다 떨어졌어.
새로운 전세 임차인을 구하더라도 기존 임차인에게 돈을 더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지.
한 5천만 원 정도?
이 계약이 만료되기까지는 1년 정도 남았거든
그런데 난 지금부터 준비하고 있으려고 해.
투자는 적극적으로 하지만, 이런 것에서는 난 완전 보수적이거든.
그렇다고 지금 당장 5천만 원을 구해서 통장에 넣어둔 건 아냐.
A은행에서 약 6천 정도 대출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고 왔어. 이게 내 준비야.
물론 대출 한도는 기간마다 달라질 수 있는데,
당장 추가로 대출을 받을 계획이 없기에 이 정도의 답변만으로도 나는 마음이 놓이더라고.
그리고 정 안되면 내 ISA 계좌에서 빼면 되고.
변동성이 그나마 적은 ETF로 투자해 놓았거든.
대출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사실 대출이 있어도 아무 상관없어. 대출은 무조건 "안 돼, 피해야 해" 이런 게 아냐.
대출(빚)은 그저 이 자본주의를 더 잘 살 수 있게 하는 수단일 뿐이야. 잘만 사용한다면 굉장히 유용하지.
책 <부자아빠가 없는 당신에게>에 나오는 글이야. "채무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에게 물어야 할 질문은, "채무를 이용하면 당신 목표에 더 가까워질 수 있느냐 아니냐"죠."
목표에 가까워진다함은 2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어.
대출을 끼고 산 자산에서 현금흐름이 나와서 이자를 감당하고도 나의 현금흐름이 망가지지 않는다는 의미
그리고 대출로 산 자산이 내 순자산 증가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
만약에 전세가 올랐다고 과한 소비재를 사거나 변동폭이 큰 주식을 사면 조급해질 수밖에 없어.
왜냐하면 전세 증액분은 엄밀히 말하면 자산 중에서도 "부채"에 속하거든.
남에게 다시 돌려줘야 할 돈이잖아. 다만 무이자일 뿐인 거지.
(너도 알겠지만, 자산은 순자산과 부채로 구성이 되어 있어.)
그래서 가지고 싶은 소비재나 여행 비용은 반드시 나의 "순자산"에서 나가야 해.
(순자산이 깎이는 게 가슴 아프지만) 그래야 이 자본주의에서 버틸 수 있어.
만약 대출을 받아 이런 것에 소비하면, 돈은 이미 나가버린 상태에서 추가적으로 이자까지 발생하니 계속 때려 맞는 거야. 하나의 소비로 인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