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동안 있었던 일들과 거기서 받은 인사이트들을 단어 또는 한 문장으로 틈틈이 메모해 놓고,
10분에서 20분씩 시간이 날 때 살을 붙여가며 편지를 완성하거든.
그러다 보니 시간이 나면 핸드폰을 잡고 있어.
틈틈이 쓰려고 ㅎㅎ
근데 이 모습이 아내를 서운하게 만들었나 봐.
여행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생각한 것 같아.
그래서 다음 편지는 한국에 귀국하고 나서 보내야 할 것 같아.
(11일 12일 편지는 보내지 못하고, 13일부터 다시 편지를 보낼게)
남은 기간에는 여행에 더 집중하려고!
여행 중에 받았던 인사이트가 있다면 13일의 편지에 다 담아볼게!
아 물어볼 게 있어.
혹시 넌 후회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그래서 후회하고 있으면 그러지 말라고 자책하고 그러지 않나해서.
주위에서 "후회하는 건 불필요해, 후회는 나쁜 거야" 등등 부정적으로 말하기도 할 거야
나는 근데 후회하는 것을 좋아해.
물론 후회"만" 하지 않아서 그러는 것 같은데,
후회는 성장하기 전의 나를 마주할 수 있게 해 주거든.
후회는 내가 뭘 잘못했었는지 아니깐 할 수 있는 거잖아?
뭘 잘못했는지 안다는 건 성장을 했다는 이야기고.
결국 성장을 해야만 후회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지.
성장하지 않으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도 모를 거야.
책 <다니엘 펑크 후회의 재발견>에는 이런 글이 나와.
"후회는 위험하거나 비정상적이지 않으며, 행복에 이르는 안정된 경로에서 벗어나는 것도 아니다. 후회는 건강하고 보편적이며 인간의 필수적인 부분이다. 게다가 후회는 값지다. 후회는 명료하게 해 준다. 후회는 가르침을 준다. 제대로만 하면 곤경에 빠질 이유가 없다. 후회는 우리를 고양시킬 수 있다."
그러기에 후회되는 모든 선택을 실수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어.
그 선택을 할 당시에 너는 최선을 다 한거거든.
우리가 선택을 할 때가만히 보면,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 이때까지의 경험들을 총동원한 것이잖아.
"과거의 선택에 후회를 한다?"
이건 우리에게 경험과 지식이 쌓여 시야가 달라지고 생각이 더 커져서 그런 게 아닐까.
이게 곧 성장을 의미하는 거고.
그러니깐 후회하며 움츠러들거나 자책해서는 안 되는 것 같아. 그보다는 자신의 행동을 중립적으로 되돌아보려는 태도가 훨씬 더 유익한 거지.
혹시 발생하는 문제 때문에 후회를 하는 거라면
거기에 매몰되는 것보단 해결할 방법을 궁리하는 데 에너지를 쓰는 것이 훨씬 더 생산성 있는 일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