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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8일의 편지

조급해하는 너에게

by 아르노

우리는 늘 무언가를 빠르게 해.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성과 역시 빨리 얻으려고 하도 하지.


오늘 읽은 포브스 코리아 2월호에 실린 사업가 중의 한 분이 언급하신 말이 마음에 와닿았어.

빨리 하려는 마음과 천천히 곱씹으려는 마음 사이를 늘 왔다 갔다 하는 나에게 묵직한 울림을 주더라고.


나도 사실 알아가는 중이야.


배운 것을 아웃풋 낼 때는 빨리 하는 게 맞아 보이거든.

때로는 빠르게 무언갈 달성하고, 고쳐야 할 점을 확인 후에 또 빠르게 반영하는 게 답일 수는 있으나


그러다 보면 놓치는 게 왕왕 있을 거야.


천천히 떨어지는 물방울이 그릇을 가득 채우듯이

우리 때로는 그렇게 가보자.


성공하는 사람들은 고독의 시간을 즐긴대.

사람과 사회에서 잠시 분리된 이 시간을 통해 멈춰 서서,

달려온 시간을 돌이켜보고

자신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거야.


나는 책을 많이 읽어.

호기심이 계속 생겨서 새로운 지식을 계속 쌓고 싶은 마음에 연관된 책을 계속 찾고 읽어.

앞으로 읽을 책들이 책상에 쌓여있어.


그 쌓인 책들을 한정된 시간에 다 읽어야 하다보니 웬만하면 속독을 해.

대단한 속독 스킬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평소보다 빨리 읽는다 정도야.


그런데 가끔 어떤 책을 읽다 보면 속독이 되지 않아.

문장문장마다 내게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거든.


그럼 나는 읽다가 멈춰서서 생각을 해.

밤에 하는 독서에서 주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보면 어느새 잘 시간을 훌쩍 넘기게 되지.


독서는 단지 지식의 재료만 공급할 뿐

이걸 진짜 내 것으로 만드는 건 사색, 즉 사유고 하더라고.


책을 읽으며 깨달은 사실을 곱씹어보고 이를 어떻게 행동으로 반영할지 생각해 보는 것.

키워드를 노트에 적고 자주 들춰보며 생각는 것.

이것들이 진짜 독서라는 거지.


어떤 책에서 읽은 내용인데,

생각에 빠져서 1페이지도 읽지 못했을 때, 이 내용을 생각해.

위로가 되거든.


읽고 빠르게 읽는 게 답은 아니잖아.

천천히 떨어지는 물방울이 그릇을 가득 채우듯이 책을 읽는 거지.

천천히 말이야.


생각이 많은 너를 탓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네가 생각하는 그 방향으로, 천천히라도 가고 있으면 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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