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이란 누군가의 짐짝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나에 대한 배려 없이 무작정 흐르는 시간을 견디는 법을 배운 다음에 생겨나는 것 같다. 그래, 버티다 보면 재능도 생기고 뭐라도 되겠지.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건, 대학 시절 캠퍼스에서 지나가는 학생들을 멍하니 바라보는 시간, 아무것도 하지 않던 시간, 정신줄을 놓은 채 목숨 걸고 놀던 시간, 그 완벽한 진공의 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주었다는 것이다. 스무 살이라는 나이는 너무 심심해서 쉽게 상하기 때문에 가끔은 진공 포장하여 외부의 대기로부터 격리해주어야 한다. 20년이 지났지만, 그때 진공 포장해둔 나의 뇌 일부분은 아주 심심하다.
내 모든 감각을 열어 세상을 관찰한 다음, 맨 마지막 순간에 사진으로 그것을 기록한다면, 나의 감각은 더욱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카메라에게 그 주도권을 빼앗기지만 않는다면 나는 훨씬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은 아름다움을 내 속에 저장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위대한 사건은 스티커처럼 작은 공간에서 시작되는 법이다.
예술은 대답이 아니라 질문이다. 예술을 배운다는 것은 더 많은 질문을 배우는 것이다. 예술을 가르친다는 것은 세상에 더 많은 질문이 생기도록 돕는 일이다.
나와 네가 손을 잡아 동그란 원을 만들어버리면 다른 사람은 절대 들어올 수 없는 울이 되고 만다. 그곳에 갇히는 순간 우리는 무서워진다.
결국 삶이란 선택하고 실패하고, 또 다른 걸 선택하고 다시 실패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패를 빨리 인정하고 원점으로 되돌아올 수 있는 유연성이다. 실패가 별 게 아니란 걸 깨닫고 훌훌 털어버릴 수 있으려면 실패에 익숙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