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10권
그저 싸우며 나라를 빼앗고 빼앗기는 이야기로 생각하고 재미 삼아 읽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그 안에서 지금 나의 상황에 적절한 묵직한 위로도 받기도 하였고, 걱정과 불만에 대한 호된 꾸지람도 받기도 했다.
여포가 마음과는 달리 거듭 사퇴했으나, 유비도 끝내 사양하고 소패성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유비는 분을 삭이지 못하는 주변 사람들을 달랬다. "몸을 낮추고 분수를 지키며 하늘이 주는 때를 기다리자. 교룡이 연못에 숨는 것은 승천을 하기 위해서다."
유비가 사람들을 달래며 한 말은, 나를 괜스레 기분 좋게 만든다. '그래, 승천하겠지.'라는 긍정적인 미래를 그리며, 현재의 슬픈 상황을 좋게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든다.
"병가에 승패는 언제나 있는 일입니다. 사람의 성패에는 늘 때가 있기 마련입니다. 때가 오면 자연스럽게 개화할 것이며, 때를 얻지 못하면 아무리 몸부림쳐도 소용없습니다. 긴 인생을 살면서 일이 뜻대로 될 때에도 자만하지 않고, 절망의 늪에 빠졌다 할지라도 실의에 잠기지 않고, 흔들림 없이 나아가고 물러난다는 것은 어려운 일 아니겠습니까?"
관우가 조조에게 대패한 유비를 위로하며 한 말이다. 삼국지에서 나오는 대사나 상황들을 보면 장수들이 서로 위로하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이 위로하는 대사의 뒷배경에는 늘 긍정적인 미래가 자리 잡고 있다. "좋게 될 거예요, 앞으로 좋아질 거예요."
뻔한 위로가 될 뻔한 이 대사가 나에게 묵직하게 다가온 이유는 현재 내 상황과도 연관이 있다. 회사 내에서 좋은 기회를 제안받아 면접도 보며, 이와 연관된 공부를 부지런히 하며 긍정적인 미래를 꿈꾸었는데 부서 사정상 모든 게 없던 일이 돼버렸다. 독서 노트를 쓰며 다시 보게 된 이 대사에서 큰 위로를 얻고 간다. "때가 오면 자연스럽게 개화할 것이며, 때를 얻지 못하면 아무리 몸부림쳐도 소용없습니다." 실의에 잠기지 않고, 그냥 내 자리를 지키며 다시 때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겠다. 흔들림 없이.
전략의 묘체, 용병의 재미는 바로 이기기 어려운 싸움을 이기고, 이기기 어려운 것을 이루는 데 있습니다. 민간 생활에서 빈곤과 역경에 부딪혔을 때도 그 이치는 같습니다. 반드시 극복하고,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신념을 갖도록 하십시오. 그릇된 계책을 써서 자멸을 서두르는 것과 그러한 신념은 다른 것입니다."
선복이 조조의 출정을 두려워하는 유비에게 한 말이다. 모든 일을 진행할 때에는 "이게 되겠어?"라는 생각보단 "될 거야"라는 생각을 가지고 진행하는 게 나름 큰 힘이 된다. 잘 안되면 어떤가, 진행하기 전보다의 나와는 분명 달라진 점이 있을 거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분명 배운 점이 있을 거다.
역사를 대관해서 볼 때, 어느 시대나 어떤 경우에도 필연적인 힘과 사람의 힘을 뛰어넘는, 이른바 천문 혹은 우연이라 할 수 있는 두 개의 요소가 작용하는 듯하다.
동쪽 방향에 자신의 황금투구를 놓고 서쪽으로 도망친 사마의의 상황 묘사 뒤에 붙은 작가의 설명이다. 서쪽에 놓인 황금투구를 보고 유비군이 서쪽으로 향한 덕분에, 동쪽으로 도망간 사마의는 목숨을 건진다. 사마의는 이를 의도적으로 행하지 않았다. 그저 이리저리 도망가다가 우연하게 서쪽에 놓게 된 것이다. 살 놈은 살게 되어있다.
공명은 각 장수들의 노고와 공을 치하했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씻어낼 수 없는 일말의 아쉬움이 일었다. 만약 진중에 관우와 같은 장수가 있다면, 결코 이런 작은 전라에 만족하여 자랑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오히려 사마의를 놓친 것을 부끄러워하며 사죄를 했을 것이었다.
그릇이 큰 사람과 작은 사람은 분명 우리 주위에 같이 존재하고 있다. 나도 그릇이 큰 것은 아니지만, 크게 만들려고 이리저리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아무튼 회사나 주위에서 사람들을 보게 되면 이게 살짝은 구분이 되는 듯하다. 가벼운 성과를 크게 포장하고 여기저기 떠드는 사람이 있는 반면, 큰 성과를 내고도 아무것도 아니라며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큰 성과를 이루는 중에 겪었던 문제가 없는지를 다시 꼼꼼히 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 긍정적인 성과 이면에는 늘 부정적인 부분이 만들어져 있다. 성과를 즐거워하고 축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론 이 부정적인 면을 찾으려는 의지와 이를 해결하려는 자세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마의는 그저 웃고만 있다 입을 열었다.
"성현들의 이르길, 작은 일은 참지 못하면 큰 일을 이루지 못한다 했다. 지금은 오직 지키는 것이 상책이다. 적의 도발에 넘어가서는 안된다."
황금투구를 가지고 놀리는 촉군에 분개한 위군을 달래며 사마의가 한 말이다. 상대방의 도발에 바로 감정을 드러내면 나중엔 늘 후회를 한다. 부정적인 감정(화, 질투 등)을 한 번의 생각 없이 바로 표출하는 것은 계속해서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자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