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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르노 May 16. 2021

<약간의 거리를 둔다>

에세이는 별로 좋아하지 않은 나에게, 묵직하게 다가오는 문장들을 선물을 주며 "어때 에세이도 괜찮지?"라고 알려준 책이다.


인생의 재미는 이를 위해 지불한 희생과 위험에 정확히 비례한다. 모험을 택하지 않고서는 사는 재미도 보장받을 수 없다.

인생이 재미없다는 주위 사람들에게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적인 사항이 "무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무엇"이라는 단어에는 여러 가지가 포함되어 있다. 운동이 될 수도 있고, 독서가 될 수도 있고 강의를 듣는 것이 될 수도 있고, 한편으론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일 수 있다. 책에서 말하는 "모험"이란 다소 거창한 의미의 모험일 수 있겠지만, 이를 읽고 받아들이는 내 입장에서는 어제와는 다른 모든 일을 포함한다고 생각했다. 어제 읽고 있는 책의 50 페이지에서 100 페이지까지 읽었고, 오늘은 101 페이지에서 200 페이지까지 읽었다. 다른 페이지를 읽었으니 나에겐 모험인 거다. 그러니 매일이 재미날 수밖에 없다.


인간에겐 운명이 강제로 부과된다. 우리가 바꿀 수 없으므로 운명이다. 또 억지로 바꿔본들 부자연스럽고 아름답지 못하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감수하고 그 운명을 토양 삼아 인생을 키워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운명을 초월하는 인간의 위대함이다.
세상은 모순 투성이다. 그리고 이 모순은 인간에게 생각하는 힘을 준다.

내 친구 중에는 철수(가명)라는 친구가 한 명 있다. 고등학교 때 처음 만난 이 친구는 만날 당시에 어머니가 계시지 않았다. 어떠한 이유로 어머니가 계시지 않는지 구체적으로 묻지도 않았고, 그 친구가 이야기해주지도 않았다. 그냥 우리에겐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상황이었다.

 지금은 만나지 않는 친구, 철수를 내가 아직도 기억하는 이유는 그의 태도가 여전히 내 머릿속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 친구는 집에 놀러 간 나에게 요리를 해주며 이런 말을 했다.

"어머니가 안 계시다 보니 내가 자연스레 요리를 잘하게 되었어, 어떻게 보면 고마워"

철수는 그에게 강제로 부과된 운명 그리고 어찌 보면 모순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깊이 생각하며 극복하며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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