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앞유리의 새똥 하나

by 아르노

바깥에 차를 대고 잠시 커피를 사 왔다.

그 잠깐 사이, 앞유리에 걸쭉한 새똥이 크게 묻어있었다.

고개를 들어 위쪽을 보니 흔들거리는 전깃줄이 있었다. 아마 싸고 바로 날아간 것 같다.


이걸 닦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다가, 애써 무시하며 약속 장소에 갔다.

그 근처에 차를 대고 지인과 만났다.

오랜만에 보는 지인은 그동안 밀린 이야기를 풀어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차 앞유리의 묻은 새똥이 계속 생각나는 것이다.

이상하게 계속 생각나서 지인의 말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이런저런 이야기와 물음에 바빴던 지인과 달리 난 새똥 하나만 생각했던 것 같다.


다음에 만날 날을 대충 잡은 채 일어나는데, 시원하게 비가 오기 시작했다.

지인과 헤어지고 주차장으로 가보니 내 차의 앞유리 새똥은 깨끗하게 씻겨있었다.


걱정이 이런 게 아닐까 문득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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