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은 어떤 일의 반을 차지하는 것도 모든 것도 아니지만, ‘언제나 의미 있는 무엇’일 수 있습니다.
1.
과정은 어떤 일의 반을 차지하는 것도 모든 것도 아니지만, ‘언제나 의미 있는 무엇’일 수 있습니다. 모든 일의 완성은 과정의 필연적 결과입니다. 우연히 시작할 수 있지만 우연히 지속되는 과정은 없습니다. 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반성과 수정의 가능성 때문입니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금언이 있습니다. 역시 시작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지요. 하지만 첫 단추를 잘못 끼워도 과정에서 반성이 있으면 다시 잘 맞춰 끼워갈 수 있습니다.
2.
한 해를 시작하면서, 한 주를 시작하면서, 또한 하루를 시작하면서 우리는 새로운 다짐을 합니다. 시작은 감정적이고 충동적일 수 있지만 성실한 과정은 시작의 의지에 성찰을 얹어줍니다. 과정은 시작한 일을 완성에 이르도록 하는 경로입니다. 과정이 곧 삶의 길이요, 도道인 것이지요. 과정을 위해 노력하는 것, 그것이 곧 ‘일상생활에서 도 닦기’입니다.
3.
파스칼은 “인간의 모든 불행은 단 하나, 가만히 있을 줄 모르는 데서” 나온다고 했습니다.
4.
인간은 자연의 긴 보폭을 따라가지 못하지만, 자연을 짧게 흉내 낼 수는 있습니다. 일상에서 휴식과 사색이 있는 고독의 순간을 기획하고 실천하면서 말입니다.
5.
볼테르와 동시대 사상가인 루소의 명언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자연으로 돌아가라!” 이 말은 칸트도 강조했듯이 ‘돌아가라zurückgehen’가 아니라 자연을 ‘돌아보라zurücksehen’라는 뜻으로 한 말입니다. 곧 자연을 삶을 성찰하는 화두로 삼으라는 뜻입니다.
6.
일상의 변화에서 새로움을 느낄 줄 아는 감성과 지혜가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 일상의 시간도 새로움을 가져옵니다. 100세를 사신 분에게도 해마다 돌아오는 신년은 새로운 한 해입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 많다’라고 할 때 삶은 능동적이고 활력으로 넘칠 수 있습니다. 일상적 삶의 신선도가 높아집니다.
7.
시대를 앞서갔던 16세기 사상가 조르다노 브루노는 “세상을 이루고 있는 사물은 다양하다. 그러므로 자연의 이치에 맞추어 살기를 원한다면 삶에 다양성의 옷을 입혀라!”라고 했습니다. 세계의 존재 이유와 다양성이 불가분함을 역설한 것이지요.
8.
비극 작가 소포클레스는 “거짓은 시간이 지나도 결코 늙는 법이 없다”라고 했습니다. 거짓은 사람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아 진실보다 오히려 더 젊음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진실과 거짓의 비극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