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문장] 경매 승부사들

by 아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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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가서 발 벗고 뛰다보면 넘치는 게 증거다.

1.

집합건물은 비록 대지지분 없이 건물만 감정평가해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 낙찰자가 대지지분을 무상으로 취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집합건물이 아니라 단독주택의 일종인 다가구주택이어서 대지권 무상취득이 불가능하다.


2.

단순히 10년이 지난 가등기는 말소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입찰한 것이 아님을 노파심에 밝혀둔다.


3.

무상임대차각서가 있다고 함부로 위장임차인으로 단정하거나, 임차인의 보증금을 인수하지 않을 거라고 맹신하면 작지 않은 금전적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앞으로 위장임차인 물건을 접할 때는 이 사실을 꼭 명심하자.


4.

회사가 직원 숙소용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거주하는 직원 명의로 전입신고를 한 경우에는 대항력이 없다는 판례가 불현듯 떠올랐던 것이다.


5.

경매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선순위 가등기 물건에도 다양한 수익모델이 있다. 가등기가 설정된 후 10년이 넘었다면, 그 전제가 되는 매매예약완결권의 소멸을 이유로 가등기는 무효가 될 수 있다. 예전에는 이 내용이 꽤 좋은 수익모델로 알려졌지만 이제는 너무 보편화되어 특별히 큰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다. 그러나 행복한 부자를 꿈꾸는 당신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어 선순위 가등기의 또 다른 수익모델을 하나 제시한다. 바로 앞선 사례처럼 남의 명의를 빌려서 부동산을 취득하는, 이른바 명의신탁에 기한 가등기다. 남의 명의를 빌려 부동산을 취득하면서 만일을 대비해 가등기를 설정해두는 경우인데, 현행법상 명의신탁약정은 무효이므로 명의신탁약정이 유효하다는 전제하에 설정된 가등기도 무효가 된다. 결국 가등기의 설정원인이 명의신탁이라는 사실만 밝혀낼 수 있다면 아무리 선순위 가등기라고 해도 소송해서 말소할 수 있다. 명의신탁관계를 어떻게 밝혀내느냐고 묻고 싶은가? 현장에 가서 발 벗고 뛰다보면 넘치는 게 증거다. 필자의 지인 몇몇은 임장 시 소형녹음기와 소형카메라를 늘 갖고 다닌다. 허위 유치권, 위장임차인 등 허위의 권리들을 밝힐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서다. 돈을 벌기가 쉽지는 않다. 그러나 어렵지도 않다. 그 과정을 즐길 수만 있다면 말이다.


6.

유치권이 성립하려면 목적물 자체에서 발생한 채권이라는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전문용어로 이를 ‘견련관계’라고 한다. 다른 현장의 공사대금 미수금으로 이 사건 현장에 유치권을 신고했기 때문에 결국 이 견련관계가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7.

위법건축물을 낙찰받더라도 그 하자를 없앨 기회가 있다. 국가 차원에서 위법건축물을 양성화하기 위해 몇년에 한 번씩 한시적으로 양성화 법률을 시행하기 때문이다. 마침 양성화 법률이 시행되는 기간이어서 해당청에 간단히 신고하는 것으로 양성화를 마칠 수 있었다. 불법 증축공간이 합법적인 공간으로 인정받아 건물의 가치가 한층 높아진 것은 덤이었다.


8.

이 물건은 언뜻 보면 거액의 유치권이 신고되어 있고, 낙찰자가 보증금을 인수해야 하는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있어 접근하기 쉽지 않은 물건처럼 보인다. 게다가 감정가는 1억 6,000만원인데 신고된 유치권 금액이 2억 5,000만원이고, 임차인의 보증금 또한 1억원이니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낙찰하면 안 되는 물건이다. 그러나 L씨는 이 물건의 논리적 모순에 착안해 남들이 꺼리는 물건임에도 관심을 가졌다. 즉, 해당물건에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있다면 점유를 생명으로 하는 유치권이 성립될 수 없으니 최소한 둘 중 하나는 가짜라는 의문이 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대항력 있는 임차인마저 위장임차인이었으니 이 특수물건은 사실 멀쩡한 물건이었던 셈이다.


9.

결론적으로 지금 서울권에 투자하려 한다면 복잡한 이론이 주를 이루는 전망보다는, 수급불균형의 가장 정확한 바로미터인 전세가율 곡선의 흐름을 예의 주시하길 바란다. 전세가율의 흐름이 높은 상태에 계속 머물러 있다면 조금 값이 비싸더라도 ‘지역 랜드마크, 85㎡ 이하, 역세권에 학군 좋은 아파트’ 등 차별성 있는 아파트를 선별하여 투자하자. 지금처럼 혼돈이 가중되는 시기에도 결코 실패 없는 투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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