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사기를 당했다?

버틸 수 있는 힘

by 아르노
pexels-mehmet-turgut-kirkgoz-19287072.jpg


가족 중에 한 분 이야기를 해보겠다.


10년 전, 모임에서 만난 한 분의 권유로 동네에 단독주택 2채를 매수하셨다.


앞으로 재개발이 예정되어 있기에 늦기 전에 얼른 사라는 권유에 덜컥 2채나 매수하신 것이다. 그나마 여윳돈으로 투자했기에 임차인이 쉽게 구해지지 않아도 크게 타격은 없으셨다고 했다.


사고 나서 늦긴 했지만, 조금 알아보니 사기였다고 하셨다.

사기였다고 생각하신 이유는 아래 2개였다.

1) 주위 시세에 비해 비싸게 샀다.

2) 언급한 재개발은 아직은 떠도는 소문일 뿐이었다.


나는 물었다.

"그래서 매도를 권장한 그 분과는 어떻게 되셨어요?"

그분은 나중에 현금이 꼬이셨는지 어떤 이유였던 건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좋지 않은 선택을 하셨다고 했다.


결국 그렇게 갖게 된 단독주택에 하나는 친척에게 무상 임차를 내어주시고, 다른 하나는 본인이 들어가 사시기 시작하셨다.


그리고 계속 일을 하셨다.그래서 단독주택 2채를 매수하셨지만 현금흐름은 꼬이지 않으셨다.


(+추가로)

그분께 권유를 받아 단독주택을 사신 다른 분들은 사고 나서 사기인 것을 알고,

이리저리 방법을 알아봤지만 거래 계약서를 본인들이 직접 썼기에 구제 방안은 크게 없었다고 했다.

현금이 급하신 분들은 본인이 매수한 가격보다 낮게 내놓으며 부랴부랴 이 사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사기당한 사실을 무척이나 억울해하면서.



그럼 궁금해질 것이다.

지금 단독주택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재개발 지역으로 편입되어 공사를 시작했고 이번 연도에 마쳐서, 아파트 3채를 받게 되었다와 같은 희망찬 이야기면 좋겠지만, 아직은 그대로다.


다만 무상 임차로 살던 친척은 나가서 현재는 공실인 상태, 이것만 달라져있었다.


그럼 이 분은 아직 사기의 여파를 계속 받고 계신 걸까?


알아보니 토지 평단가는 이미 사셨을 때보다 많이 올라가있었다.

자본주의의 "인플레이션"이라는 속성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호가가 아니라 실거래가를 확인해 보니,

공실인 상태의 단독주택이 깔고 있는 토지의 가격은 사셨을 때보다 3배가 올라있었고

지금 살고 계시는 단독주택이 깔고 있는 토지의 가격은 5배가 올라 있었다.


주위도 많이 달라졌다고 하셨다.

살 당시에는 교회 하나만 덩그러니 있는 허허벌판이었는데, 이제는 공공기관도 집 주위로 옮겨졌고 큰 병원도 생기고 게다가 큰 아파트 단지도 생겼다고 하셨다.


직접 가서 보니 정말 그랬다.

단독주택이 있는 동네가 뭔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었다.



사기의 여파는 이미 없어진지 오래였다.

아직은 팔지 않았지만 "사기를 당했던" 가족분의 기분은 좋아 보였다.


단독주택을 담보로 대출이 되기에 그 돈으로 다른 투자를 할 수도 있고, 이미 몇 번 팔라는 전화를 받으셨다고 했다.

그런 전화는 "고민해 보겠습니다."라고 끊는 것이 팁이라는 것도 알려주셨다.


하긴 땅을 팔라는 전화에는 가장 마지막에 응해야 (너무 늦으면 안 되고)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는 문장을 토지 투자 책에서 몇 번 봤었다.


"버티니 결국은 성공했다"라는 사례는 정말 많이 들었다.

책이나 신문이나 유튜브에서.


그런데 진짜 옆에서 이런 사례를 들으니 와닿는 정도가 달랐다.


그럼 가족분은 진짜 이 투자를 성공하신 걸까?

성공의 기준은 각자마다 다르겠지만, 난 성공하신 투자라 생각한다.

일단은 지금 당사자가 기분이 좋기 때문이다.

10년에 (매도를 안 해서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3-5배의 수익을 얻으셨다.


매년 물가인상률이 약 5%가 오른다고 쳐도, 10년이면 기존 가격의 62%만 오르는 것이니 3-5배면 물가인상률을 훨씬 넘어서는 아주 좋은 수익률이다.

1702007531013.jpeg?type=w773

내가 이 사례를 이야기한 이유는 이 말을 하고 싶어서다.


가족분은 성공적인 투자가 되도록 스스로 만드신 거다.

버틸 수 있는 힘이 결국 장기 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고, 이는 성공적인 투자를 만들어냈다.


애초부터 사기라고 생각되는 거래는 하지 않는 게 정석이다.

다만 그 사기당했던 물건이 땅이었다는 것에 그나마 다행이었다.

더 나아가 개발 여파가 잔잔하게 남아있었던 땅이었다.

(이 사례를 보고 나서 '땅은 괜찮구나'라고 생각하시고 이상한 땅을 비싼 값에 사시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


현금이 급하지 않으셨고, 그래서 그때 당시 사기를 당한 다른 사람들과 달리 급하게 팔지 않으셨다.

버티셨고, 결국은 아름다운 결과가 만들어졌다.


회사에서 투자에 대해 이야기 자주 나누는 수석님 한 분이 계시는데, 이분도 투자 시작이 판교 아파트 청약이었다. 청약에 당첨되고 "여기가 뭐가 달라지겠어" 하며 청약 당첨된 아파트를 매도하는 주위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끝까지 매도하지 않고 버티셨다.

그렇게 전세가와 매매가는 계속 오르게 되었고 이 아파트에서 나오는 돈으로 광교 아파트 2채까지 사셨다.


되도록이면 좋은 물건을 사자. 그리고 사고 나서는 버티자.

버티는 힘을 기르기 위해선 반드시 튼튼한 현금흐름이 있어야 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더 좋아지며, 지속하기 위해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