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붕년 / 천근아
<아이의 뇌>라는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정신과 김붕년 교수님의 책이 도서관에서 인기가 많길래 한참을 기다려 빌려왔다. 아이를 키우는 일반인이 도통 이해하기 힘든 두 요소 '아이'와 '뇌'를 다루는 책이라 인기가 많은가 보다. 김 교수님은 워낙 인기가 많아 예약을 하려면 몇 년 기다려야 한다고 들었다. 이분만큼 인기가 많은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천근아 교수님도 최근에 책을 내셨길래 비교해서 읽어보려고 빌려왔다.
김붕년 교수님의 책은 생각보다 빠르게 읽었다. 임상 현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아니고, 교수님 머릿속에 있는 이야기들의 비중이 더 컸다. 그리고 그 유명한 마시멜로 실험 이야기를 등장시키더라. (그냥 눈앞에 있는 마시멜로 먹고 싶어서 바로 먹겠다고 했을 뿐인데 자제력 없고 자라서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애한테 악담하게 만드는 나쁜 실험이라 이제는 학계에서 공신력이 좀 떨어진다고 하던데... 기다리면 마시멜로 두 개 준다고 애를 기다리게 하는 어른이라니, 애한테 가스라이팅 하는 거 아닙니까?) 그리고 복식호흡을 하라는 이야기나, 자기 자식들 호주에서 교육시키던 이야기까지 등장한다. '꼰대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어 교수님의 나이까지 검색해 볼 정도였다.
천근아 교수님 책은 본인의 임상 경험에서 우러나온 풍부한 사례들이 가득 차있다. 타깃 독자를 확실시 설정하고 책을 쓴 느낌이랄까. 본인의 전문 영역인 자폐와 ADHD 이야기만 다루고 있으며, '혹시 우리 애가...?' 불안해할 만한 부모가 읽으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오은영 선생님이 시장 개척(?)을 워낙 잘해놓으셔서 소아정신과들은 예약하는 데에도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린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엔 전문의가 500명 밖에 없다고 한다. '혹시 우리 애가...?' 싶으면 아이를 잘 관찰하고 과감히 병원에 데려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누군가 해준 말인데, "요즘 회사에 우울증, 공황장애, 불안장애가 부쩍 늘어서 병원 다니는 직원들도 참 많아. 사실 대부분의 경우는 그 위에 있는 한 새끼만 병원 가서 약 타먹으면 모두가 행복해질 텐데, 그 인간이 자기 정신질환 증상을 아랫사람들한테 마구 난사하니까 사람들이 배길 수 있겠어? 다들 미쳐 돌아가는 거야..."라고 해서 깊이 공감한 적이 있다. 집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시킬 수 있는 사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