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아
8세 딸이 갑자기 혈액암 진단을 받아서 항암치료를 받게 된 워킹맘의 이야기. 담담하게 진단부터 치료 과정에 이어 (정말 다행히 딸의 건강은 어느 정도 회복된 것 같다.) 터널 끝이 조금은 보이게 되는 지점까지 오는 여정을 써 내려간다.
워킹맘으로 살아가면서 생기는 ‘돈 버는 여성’, ‘가족 내 정치’ 챕터에서의 직장 및 가정 내에서의 차별 앞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홀로 간병해야 하는 엄마이자 여성으로서 맞부딪히는 갈등과 차별은 답답하기만 하다. 페미니즘이라는 말에 경기를 일으키는 남자들이 참 많은데, 남녀 이전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보면 이야기가 좀 잘 들릴 듯.
책에 등장하는 따님의 치료제 중 하나는 내 회사에서 만들고 파는 약이다. 회사 사람들이 항상 “우리 약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사명감을 갖고 일해요. “라고 말하는데, 지원부서인 나는 잘 와닿지 않았다.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어떤 말인지 알 수 있었다.
저자는 책을 정말 많이 읽었나 보다. 등장하는 여러 책들 중에 읽아보고 싶은 책들이 한아름이다. 윤이의 건강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