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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법한 모든 것

구병모

by 김알옹

이런 작가의 말을 쓰는 작가라니.

뭔가 이대로는 좀 아닌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뭐가 아닌지 말해 보라면 순식간에 그것이 무엇인지 혹은 무엇이 아닌지 모르게 되고 마는 상태로 나날을 보내고 있으며, 잘 전해질지 모르겠지만 이 소설집 가운데 절반은 그 혼란의 메모들로 빚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있을 법한 어떤 것과 있을 법한 모든 것 사이의 어디쯤에 당신이, 촉발되고 솟아오르고 흘러넘치고 울려 퍼지고 자리 잡으니.'


젊은문학상인가 김승옥문학상 작품집에 들어있던 <있을 법한 모든 것>이 들어있는 단편집.


<위저드 베이커리>와 <아가미>는 예전에 읽었다. 단어를 좀 더 유려하게 구사하고 소재에 환상 요소를 조금 가미한 정유정 느낌이었나… 그런데 멀쩡한 (음… 현실적인) 이야기를 쓸 줄도 아는 휴머니스트 작가였다. 현실에 조금 더 가까운 sf 요소가 가미된 이야기를 좀 더 잘 쓴 문장으로 풀어낸 김초엽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나…


<니니코라치우푼타>. 이렇게 아름다운 디스토피아적 모녀관계.

<있을 법한 모든 것>. 정말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 냄비 밖으로 마구 넘쳐흐른다.

<에너지를 절약하는 법>. 뭐야 갑자기 레트로…

<이동과 정동>. 까칠하지만 속마음은 따뜻한 미래의 트럭기사.

<Q의 진혼>. 와 이건 읽히지가 않는다.

<노커>. 어깨빵으로 멸망하는 지구라도 엄마는 여전히 딸을 사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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