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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상사 악령 퇴치부

이사구

by 김알옹

가끔 내 상사들을 보고 ’저 사람 오늘 악귀 들렸나 왜 저래…‘ 읊조릴 때가 있었다. 그들도 인생의 희로애락을 모두 느끼며 사는 사람이고, 나처럼 자신들의 악귀 들린 상사들에게 저주라도 내리고 싶었던 때를 다 지나왔을 테고, 어쩌면 내 미래의 모습이 될 수도 있다.


그건 당신들 사정이고 왜 나한테 xx이야 이 yyy아!


저들의 xx도 다 내 월급에 포함되어 있다 생각하고 무념무상에 빠진다. 너는 짖어라. 너의 말들은 2차선 도로로 연결된 내 왼쪽 귀와 오른쪽 귀를 통해 머릿속에 남지 않고 그냥 흘러나갈 것이다. 아미타불… 그런데 왜 넌 나보다 돈을 많이 받냐. 설마 xx받는 단가보다 xx하는 업무 단가가 더 쎈 건가. 뭐든지 능동적으로 일해야 회사에게 가치를 인정받는구나.


무념무상인 줄 알았는데 이런 잡념들이 머릿속을 채우면 어느 순간 주님! 을 외치며 십자가로 정수리를 내리치는 내 모습이 그려지… 아 나야말로 악귀에 들렸나 보다.




책은 직장상사에게 들러붙은 악귀를 퇴치하는 내용일 줄 알았는데, 무당인 직장상사와 함께 악귀를 퇴치하는 내용이었다.


작가님은 4년 동안 회사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써놓은 글을 모아 소설로 발표했다고 한다. 잘 버티셨네요. 다음 작품은 정말로 악귀 붙은 직장 상사의 다양한 악귀들을 퇴치하는 내용으로 하나 부탁드립니다. 개중에 제가 써먹을 만하면 참조 좀 하려고요.


상무님께 들러붙은 악귀야 물러가라 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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