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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1시 61분

by 아스코드
프런치 전용.png


밤 11시 61분.


도로들이 머금고 있는 바람과 함께 한적한 거리를 걷고 있습니다.


그렇게 가지말라던 시간, 그리고 그 사람이 여기 있습니다.


감정이 무뎌진 채로 손을 잡아도, 장미를 주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온기를 가득품은 가녀린 눈빛은 어느새 온데간데 없고 매서운 차가운 공기만이 귓볼을 스치고 있습니다.


나는 조용히 차가워진 입술로 매서운 눈동자가 된 나를 안심시키려 옷깃 품에 안고 재우려 속삭입니다.


밭끝에 한걸음 한걸음 잘게 잘게 부서지고 있는 이 시간 61분.


그렇게 흔하디 흔히 매일 보이던 달도 매정하게 보이지 않네요.


청양고추가 순대처럼 덩어리채 오롯이 들어갈 수 있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청양고추가 들어간 떡볶이도 먹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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