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 없이 누리는, 그리고 누릴 수 있는 것들의 가치

by 그림공장

“인간에게 이상한 점이 있다면 자신이 대가를 치른 것에만 가치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생각하라 그리고 부자가 되어라』

책을 읽다 이 문장에 밑줄을 긋고 한동안 멈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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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러 생각이 이어졌다.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인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야 그 감사함을 안다.”는 말이 먼저 떠올랐다. 이 말은 ‘효’를 강조하며 부모님이 계실 때 잘하라는 말이지만 ‘당연한 것’에 대한 말로 이해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태어나서 가장 당연히 얻게 되는 것 중 하나가 부모님이니까. 하지만 이 당연한 존재가 부재했을 때, 우리는 그 소중함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오늘은 부모님에 대한 얘기가 아닌 ‘가치를 지불하지 않고 얻은 것’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


1.우리가 공짜로 얻은 것들

어릴 적부터 나는 그림을 그렸다. 학교 가기 전에 먹을 갈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시던 할아버지 옆에서 연필로 끼적끼적 낙서하는 게 너무 당연했다. 그런데 학교들 들어간 후 주변에서는 종종 “그림 잘 그리는 거 부러워”라는 말을 듣곤 했다. 그리고 마흔이 넘은 지금까지도 듣는 말이다. 그럴 때마다 오히려 나는 이야기한다. “저는 춤 잘 추는 사람, 운동 잘하는 사람처럼 몸을 잘 쓰는 사람이 너무 부러워요.”라고.


생각해보면 누구나 이런 자연스럽게 가진 것이 하나쯤은 있다. 그게 능력일 수도 있고, 성격일 수도 있고, 건강일 수도 있다. 우리는 그 가치를 모르고 살다가, 어느 순간 남이 부러워하는 걸 듣고서야 깨닫는다. 내가 가진 당연한 것도 누군가에겐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2.우리가 공짜로 누릴 수 있는데 놓치고 있는 것들

도서관 : 아무 대가 없이 들어가 수천 권의 책을 읽으며 지식과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공간

공원 :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운동을 하거나 휴식으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공간

이런 것들이 없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도서관과 공원이 꿈같은 복지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걸 너무 쉽게 지나친다. 언제든 갈 수 있다는 이유로 그 가치를 누리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내가 매일 대화를 나누는 AI도 마찬가지다. 질문하면 3초 만에 전문적인 정보를 찾아주고, 함께 생각을 확장해 주는 이런 경험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불가능했던 일이다. 처음 챗GPT가 뉴스에서 나올 때만 하더라도 ‘신기한 경험’이었지만 점점 이것조차 당연한 것이 되어버리는 느낌이다. 그리고 익숙하고 당연해질수록 더 가치 있게 활용하는 법에서 멀어질 수도 있다.


대가 없이 얻은 것들은 많다.

흔히 얘기하는 물과 공기 같은 자연부터 시작해서 가족, 능력, 공공서비스, 그리고 나를 둘러싼 기술들까지.

하지만 내가 대가를 치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가치가 낮은 게 절대 아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내가 그 당연한 걸 누리기 위해 앞서 수많은 사람이 대가를 치른 것들이다. 중요한 건

무엇을 가졌느냐보다, 지금 가진 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활용할 것인가 일지 모르겠다. 익숙함이 감사함을 덮지 않게. 그리고 감사한 마음을 바탕으로 더 가치 있게 사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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